황희 대표 "비대면 진료, 카카오 포함 대형 플랫폼 기업 뛰어들기 어려운 분야"

규제혁신 관련 토론회 "무분별한 비대면진료 업계, 자정과 규제가 필요한 상황"

사진='한국의 규제혁신, 어디로 가야 하나' 토론회 영상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카카오헬스케어 황희 대표가 비대면 진료는 여러 규제와 의료계의 입장 등으로 인해 국내 대형 플랫폼 기업들이 뛰어들기 어려운 분야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지난 28일 열린 규제혁신 관련 토론회에 패널로 나서 비대면 진료와 관련 규제에 대한 개인적 생각을 밝혔다.

그는 먼저 의료가 타 산업과 다른 속성을 갖고 있단 점을 짚었다. 의료란 행위 자체가 건강∙생명과 직결된 부분이기 때문이라 규제 강도가 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황 대표는 “의료라는 본질 달성을 위해선 강한 규제는 꼭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규제를 다른 산업들처럼 네거티브 규제로 바꾸는 것도 쉽지 않다”며 “비대면진료가 비교적 자유롭게 시행되는 미국, 일본, 유럽 등도 불가능한 것만을 규정해 놓은 네거티브 규제가 아니라 가능한 것을 명시한 포지티브 규제에 기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민 건강보험 제도 운영 등 우리나라 특성상 기업들이 비대면 진료 시장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 녹록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95% 이상의 환자가 전국민 의료보험에 해당되며 지불자가 국가인데다 의료라는 과정에서 의료인도 필연적으로 포함된다”며 “비대면 진료와 같은 새로운 프레임의 진료가 나온다 해도 플레이어가 크게 바뀔 여지가 없다. 일반 테크기업들이 비용을 청구하거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굉장히 어려운 시장”이라고 했다.

비대면진료 제도화 논의 과정에서 산업 육성이란 측면만 강조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아쉬움을 피력했다. 그보다는 현재 의료가 가진 의료의 접근성 문제, 정보 비대칭성 문제 등을 해결해 줄 수단으로 보고 그에 맞는 최적의 규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허용할지 여부 자체를 넘어 세세한 포지티브 규제 리스트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지금은 의료법상 허용 여부 자체만 놓고 국회∙의료계∙산업계가 첨예하게 부딪히면서 논의가 공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황 대표는 “아주 상세한 포지티브 규제 리스트가 나와야 하는데 그 리스트 하나 하나가 쟁점이 될 것”이라며 “가령 재진환자만을 대상으로 한다고 하더라도 어떤 질환까지 가능하게 할 것인지, 당뇨병 재진 환자가 가능하다고 하면 그 중에서도 검사 결과에 따라 어떤 환자까지 가능하게 할 것인지 등의 의학적 판단이 필요한 경우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서부터는 법률이 다를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의학이 개입되는 문제”라며 “이런 부분을 다 걸러줄 수 있는 로직이나 룰 세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일부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와 병원들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자정이 필요하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비대면 진료에 많은 스타트업들이 뛰어들었는데 가이드라인 없는 상태이다 보니 우려하던 여러 부작용들이 나오고 있어 규제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사실 법률만으론 해결이 어렵고 업계나 병원들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는데 앞에서 말한 것처럼 비대면 진료에서는 지불자의 문제, 규제, 의료계의 스탠스 등이 있어 카카오를 포함한 국내 대형 플랫폼 기업들은 쉽게 뛰어들기 어려운 산업”이라며 “그런 부분에 대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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