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국회 본관에서는 보건복지위원회 국회의원과 관련 진술인이 참석한 가운데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확대' 관련 공청회가 열렸다.
이 공청회에서는 의사협회와 한의사협회를 대표하는 진술인이 참석했다.
공청회에 오간 내용을 기사로 풀던 기자는 고민 끝에 접었다.
깊이 있는 내용이 다뤄진 것도 아닌데, 기사는 정리되지 않고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기자 혹은 의사로서, '내가 이런 의사집단을 위해 시간을 할애하면서까지 기사를 써야만 했나?' 라는 자괴감이 들었다.
한의사 전문지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의료 전문지들이 애정담긴 '형식적 객관성'을 띈 기사를 실으면, 그들은(의협 대표) 공청회를 이런 식으로 준비했음에도 그 기사를 읽으며 결과가 나쁘지 않았다고 자위하겠지?
질의중인 김용익 의원과 메모 중인 문정림 의원
의사 출신의 국회의원이 두 명이나 참석했음에도 공청회가 진행될수록, 의사와 한의사의 존재감 격차는 커지기만 했다.
-유연함이 느껴지는 사고
-긍정적인 표정으로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 (설령 그것이 과한 형식을 띠고 있더라도)
-막힘 없는 대답
-구체적 수치의 인용
-자료 준비
한의사 대표로 참석한 한의사(오른쪽 두명) : 나의 주관임을 전제로 표현하자면, '젊고, 공손하고, 유창하다.'
의사들이 이랬으면 좋았겠지만, 이것은 한의사들의 몫이었다.
의사들은 어땠을까?
질의와 관련된 대답을 하지 못해 옆 사람이 대신 대답해주고, 경직된 사고로 우물쭈물해 국회의원의 호통을 받고…
공청회가 끝난 후, 기억을 아무리 더듬어봐도 의사들로부터 나온 인상적인 대답은 단 하나도 없었다.
한의사들은 '공청회'란 것에 대해서 완벽하게 이해를 하는 것 같았고, 완벽하게 준비한 것 같았다.
한의사협회에서 준비한 자료 판넬
한의사들이 준비한 판넬을 들어 올려 발표하는 모습은 그 절정이었는데, 순간적으로 공청회에 있던 모든 사진 기자들이 모여 플래시를 터트렸고 그들은 그렇게 공청회의 주인공이 된 것 같았다.
(기자들은 자료 판넬을 들어올려 설명하는 사진을 가장 좋아한다. 이것은 사소한 '형식'인 것 같지만, 밀폐된 공간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주목을 받고 분위기를 주도하는 방법이다. 많은 국회의원들이 그런 자료 만들기를 좋아하는 이유다.)
공청회가 끝나고 보건복지위 소속 국회의원이 관련 단체장들과 나누는 대화를 들을 수 있었는데, 그들은 한결같이 한의협회장에게 덕담을 건넸다.
"젊고 똑똑한 사람들이 준비를 참 잘하셨네요."
공청회 내내 한의사들은 '전략적인 사고'에 그들의 구구절절함까지 더해 '절실함'까지 느끼게 해줬는데, 그것은 내가 의사를 대표한다는 단체로부터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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