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파업 아쉬웠던 전공의들...주예찬 "의료계 영향력 확대" vs 강민구 "전공의 회원 권익 집중"
[대전협 회장 선거 토론회②] 의대생과의 관계 회복, PA 제도는 절대 반대...주예찬 후보는 박지현 전 회장 고소에 무혐의 판결
제26기 대한전공의협의회장 선거 후보자 토론회
제26기 대한전공의협의회장 선거에 기호 1번 주예찬 후보(건양대병원 비뇨의학과 레지던트 3년차)와 기호 2번 강민구 후보(고려의대 예방의학과 2년차)가 맞붙었다. 주예찬 후보는 2020년 전공의 파업 당시 대전협 23기 신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로 깜짝 등장했고 25기 대전협 회장도 출마한 이력이 있다. 강민구 후보는 전공의 파업 당시 대전협 실무진으로 참여했고 25기 현 대전협 집행부에서 부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7월 28일 오후 8시 30분 대전협 회장 후보자 토론회가 진행됐다. 투표는 8월 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전체 대전협 회원들의 온라인 투표로 진행된다. 개표와 당선인 공고는 8월 12일 오후 7시 이후다.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2020년 여름 젊은의사 파업 당시 업무에 먼저 복귀한 전공의들과 이후 파업을 지속한 의대생들 간 갈등이 생기면서 관계회복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의대생들은 의료계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비상대책위원회로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당시 전공의 신분으로 파업에 참여했던 주예찬 후보와 강민구 후보는 파업 이후 어떤 행보를 보여왔을까. 또한 전공의와 의대생이 신뢰 회복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2년 전 파업에 참여했던 전공의 둘, 의대생과 신뢰회복도 관건
기호 1번 주예찬 후보는 당시 파업에 참여할 때 레지던트 1년차로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안타까움을 갖고 출발했으며, 다방면의 의료계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주 후보는 “의대협이 비대위 체제로 들어가고 집행부가 꾸려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신뢰 문제는 가장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다. 신뢰가 깨지면서 조직의 와해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주 후보는 “의대생 내부적으로 갈등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외부에서 개입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의대생 내부 문제를 먼저 해소하고 여기서 해결되면 대전협이 손을 내밀어야 하고, 그에 앞서 사전에 현황 파악이 필요하다”고 했다.
기호 2번 강민구 후보는 파업 당시에 흉부외과 파트를 돌고 있는 인턴이었고 파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앞으론 젊은의사협의체를 통해 의대협과 대전협 외에 대한공보의협의회가 함께 할 수 있는 단체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강 후보는 “의대생들과 신뢰회복을 하려면 친분을 쌓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생각한다”라며 “의대협은 의대생들이 원하는 것을 해야 한다. 의대협은 의대생 내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강 후보는 “다만 당시 실기에 2번 응시했다가 의사면허 취소에 놓인 인턴들의 의사면허와 관련해서는 법적인 문제가 얽혀있는 만큼, 대한의사협회와 함께 문제 해결을 해보겠다. 회원 한 명이라도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겠다”고 피력했다.
강 후보는 “2020년 파업 마지막에 대전협이 회원들과 소통이 안된 부분에 문제가 있었고 회원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로 변화가 필요하다"라며 "회원들이 정책을 제안할 수 있도록 하고 회의록 전체를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역 비례로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를 설립해 집행부에 지원을 못하더라도 느슨한 네트워크를 만들어서 의견을 받을 수 있는 창구가 될 수 있다”라며 “ 의사 개인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대전협 회장으로 정책과 제도를 공부하는 후보를 뽑아준다면 현실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두 후보 모두 PA 제도 반대. 주예찬 후보도 입장 선회
진료보조인력, PA 제도에 대해서는 두 후보 모두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주예찬 후보가 지난해 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PA에 대해 필요한 제도라고 발언했지만, 보건복지부의 일방 추진으로 한 발 물러선 반응을 보였다.
주 후보는 “미국에서는 PA는 교육을 충분히 받아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전혀 그렇지 않다"라며 "의사인력과 같은 의료인력을 충분하게 갖추지 못하게 만들게 하는 수가 문제로 PA 문제가 발생했고, 그저 일종의 자구책으로 불법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 후보는 “보건복지부가 이 문제를 분명히 알고 있고, PA를 허용하면 우리나라 의료가 무너지는 만큼 절대 반대”라고 단언했다.
주 후보는 PA 반대와 동시에 수련계획의 표준화와 전공의 수련 국가 책임제를 재차 강조했다. 주 후보는 “개별 병원이 수련을 하고 있는 방안을 종합해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고, 수련계획이 실제로 전공의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강민구 후보는 “주예찬 후보는 지난해 토론에서 PA제도로 나아가는 것이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했다"라며 "전공의가 부족하거나 전공의가 힘들다는 이유만으로 PA를 양성해야 하는 것은 절대 반대”라고 말했다.
강 후보는 “진료지원인력 시범사업안을 보면 의사의 처방에 해당하는 것도 포함돼있다. 의사의 면허 범위를 침범하지 않고 입원전담 전문의 등 의사의 추가 고용으로 반드시 이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환자 안전에도 위협을 가하는 만큼 PA제도는 반드시 반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문의 추가 고용을 주장할 수 있는 논리에 대해 같이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를 기반으로 드레싱, 엘튜브 제거 등의 진료 지원인력도 열린 마음으로 논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출발, 그리고 회무 연속성...전공의 권익 대변에 한 목소리
주예찬 후보는 2020년 파업 당시 신비대위를 자처하며 파업을 멈추게 했던 대전협 집행부와 비대위를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이유로 박지현 전 대전협회장의 고소를 받았고 올해 4월 무혐의로 끝났다.
그는 경찰조사를 받고 대응하는 과정동안 매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주 후보는 "당시 우울증으로 시달렸고 힘든 시기를 보냈다. 개인적으로 다시 관심을 가진 에너지를 가진 시기가 몇 달이 되지 않았다. 힘든 상황에서도 다양한 의료계 문제 해결을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민구 후보는 현 집행부 부회장으로 참여하는 1년이 너무 짧았다며, 대전협은 마땅히 전공의 직역의 권익을 대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후보는 “24기 집행부 때 회무의 흐름이 끊긴 부분이 있었다. 25기 집행부 들어 대정부, 대정부 채널을 복구하고 전공의 수련 국가책임제 등을 정책제안서 형태로 만들었다"라며 "회장이 된다면 전공의들의 권익을 위한 활동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주 후보는 강 후보에 "집행부 일원으로 지난 1년간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라며 "실제로 메디스태프와 대전협과의 MOU 등 몇 개의 MOU가 전공의 권익을 위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강 후보는 "MOU 지적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고, 각 업체들에 새 집행부 임기가 시작되는 9월 1일부터 30일 사이에 MOU의 타당성에 대해 다시 논의하자고 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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