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순부터 글로벌 규제기관에 데이터 제출…위고비 심혈관 적응증 이어 GLP-1 치료 범위 확대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제2형 당뇨병과 비만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젭바운드(Zepbound, 성분명 터제파타이드)가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SA) 중증도를 최대 3분의 2까지 감소시켰다는 데이터가 나오면서 적응증 확대 가능성이 제시됐다. 허가를 받으면 젭바운드는 OSA에 대한 첫 약물 치료제가 될 수 있다.
일라이 릴리(Eli Lilly and Company)가 OSA와 비만이 있는 성인 469명을 대상으로 한 SURMOUNT-OSA 3상 임상시험의 긍정적인 탑라인 결과를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 연구에서 터제파타이드(10㎎ 또는 15㎎)는 평균 호흡-저호흡 지수(AHI)를 최대 63%(시간당 약 30건) 감소시키며 모든 1차 및 주요 2차 평가변수를 충족시켰다.
릴리는 이 결과를 올해 중반부터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기타 글로벌 규제 기관에 제출할 계획이다. 터제파타이드는 중등도~중증 OSA에 대해 FDA로부터 신속 심사 대상으로 지정됐다.
OSA는 수면 중 상기도가 완전히 또는 부분적으로 폐쇄돼 무호흡 또는 저호흡이 발생하고 산소포화도가 감소하거나 수면 중 깨어날 수 있는 수면 관련 호흡 장애다. 심각한 심장대사 합병증을 유발해 고혈압, 관상동맥 심장질환, 뇌졸중, 심부전, 심방세동, 제2형 당뇨병을 일으킬 수 있다. AHI는 수면 시간 당 호흡이 제한되거나 완전히 차단된 횟수를 기록해 OSA의 중등도와 치료 결과의 효과를 평가하는데 사용된다.
터제파타이드는 우리 몸에서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는 대표적인 인크레틴 호르몬인 GIP와 GLP-1 수용체를 모두 활성화시키는 이중 작용제로, 제2형 당뇨병 치료제인 마운자로(Mounjaro) 또는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로 미국 등에서 허가를 받았다.
SURMOUNT-OSA 연구 1은 중등도~중증 OSA와 비만이 있는 성인 중 양압기(PAP) 치료를 받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52주 동안 터제파타이드를 평가한 임상시험이다.
연구 결과 52주 시점에서 터제파타이드군은 기준점 대비 시간당 평균 AHI가 27.4건 감소한 반면, 위약군은 4.8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2차 결과에서 터제파타이드군은 기준점 대비 AHI가 평균 55.0% 줄었지만 위약군은 5.0% 감소에 그쳤다. 체중도 퍼제파타이드군에서 평균 18.1% 줄어든 반면 위약군에서는 1.3% 감소했다.
SURMOUNT-OSA 연구 2에서는 양압기 치료를 받고 있고 계속 사용할 계획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터제파타이드를 평가했다.
그 결과 52주 뒤 터제파타이드군의 시간당 평균 AHI는 기준점 대비 30.4건 감소한 반면, 위약군에서는 6.0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2차 결과에서 터제파타이드군의 평균 AHI 감소는 62.8%였고, 위약군은 6.4%였다. 체중은 터제파타이드군에서 기준점 대비 평균 20.1% 줄었고, 위약군은 2.3% 감소를 보였다.
두 연구에서 터제파타이드로 52주째에 관찰된 체중 감소는 남성 환자군에서 거의 20%에 달했다. 남성은 여성보다 인크레틴 치료로 체중 감소가 더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릴리 제품 개발 수석 부사장 제프 에믹(Jeff Emmick) 박사는 "OSA는 미국 성인 8000만 명에게 영향을 미치며 2000만 명 이상이 중등도~중증 OSA를 앓고 있다. 그러나 85%는 진단을 받지 못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미충족 수요를 정면으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OSA 관련 과도한 졸음에 대한 약물 치료법이 있지만 터제파타이드는 기저 질환에 대한 최초의 약물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릴리는 이 연구결과를 6월 21일 열리는 미국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ADA 2024)에서 발표하고 동료 심사 저널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편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로 효과를 보는 질병이 확대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GLP-1 수용체 작용제 세마글루티드(제품명 오젬픽, 위고비)는 지난달 FDA로부터 과체중 및 비만 성인 심혈관 질환 환자의 심혈관 사망과 심장마비, 뇌졸중 위험을 낮추는 적응증을 추가로 승인 받았다. 또한 최근 3상 FLOW 연구 결과 만성 신장 질환이 있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신장 건강을 크게 보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