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전으로 돌아간 복지부…박민수 차관 "의료개혁 무산,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 아냐"
의대 교수 사직서 25일 일률적 효력 없다 못 박아…내일 의료개혁특위 첫 회의 강행
서울의대 의사 수 추계 검증 제안에…"4월 말까지 새로운 대안 제시해야 논의 가능"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가 의대 교수들의 주1회 휴진과 25일 사직 예고에 유감을 밝히며 마치 총선 전으로 돌아간 것처럼 의료개혁에 대한 완수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정부는 의대 교수들의 반발과 대한의사협회 등 의사단체의 보이콧에서도 내일(25일)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첫 회의를 강행한다며 의료계의 복귀를 촉구했다.
24일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이 세종 공용브리핑실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의대교수 사직서 수리할 계획 없어…대학병원 주 1회 휴진, 방식 잘못 됐다"
이날 박 차관은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주 1회 휴진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고 일부 교수들이 예정대로 사직을 진행한다고 표명한 데 대해서 유감의 뜻을 밝힌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전국 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 등 의료계에 1:1 대화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지속적인 소통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금요일에는 의대 증원이라는 원칙을 지키면서도 전공의와 의대생이 의료와 교육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내년도 모집 인원에 대해서는 자율성을 부여하는 정책적 결단도 내렸다. 합리적인 통일된 대안에 대해서는 열린 자세로 논의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고 전했다.
박 차관은 그런데도 의료계가 정부 의료 개혁에 반발하는 데 대해 유감을 표하며 "의대 교수들은 정부의 진의를 받아들이고 집단행동이 아닌 대화의 자리로 나와 주실 것을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의대 교수들의 주 1회 휴진 결정에 대해 "비대위의 휴진 권고사항일 뿐이다. 병원 차원에서 실제 휴진이 되려면 행정적으로 진료 스케줄 등을 사전에 조정해 병원장이 승낙해야 한다. 아직 그 단계까지 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일축했다.
그는 "비대위의 주 1회 휴진은 정부에 대한 항의 표시이기도 하고, 전공의 이탈이 두 달씩 이어지다보니 소진이 심해 물리적으로 어려워 나온 방편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 방법을 주 1회 휴진과 같은 방식으로 할 필요는 없다. 교수 근무 스케줄을 조정하거나 병원 차원에서 휴식일을 늘리는 합리적 방법으로 서로 협의해서 진행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또 박 차관은 4월 25일이 되면 대학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이 지나 자동적으로 사직 효력이 발생한다고 하는데 대해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는 일률적으로 효력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며 "교육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대학본부에 정식으로 접수돼 사직서가 수리될 예정인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교수들이 제출한 사직서가 절차와 형식, 내용을 갖춰 정당하게 당국에 제출된 것이 많지 않다. 당국도 이것을 수리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직을 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신분이 유지돼 있는 상태에서 사직을 할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일방적으로 '나는 사표를 냈으니 내일부터 출근을 안한다'이렇게 무책임하게 행동할 교수가 현실에서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혹시 모를 의료 공백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주시하고 대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교수들의 주 1회 휴진, 사직서 제출 등에 대한 행정명령 가능성에 대해서는 "교수들에 대해 법적으로 가능한 제재는 진료유지명령과 사직서 수리금지명령인데, 행정명령을 통해 진료를 유지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수들과 지속적인 대화와 설득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며 "교수들을 직접 만나보면, 표면적으로는 주 1회 휴진이라든지 사직서 제출 등 강경하게 하지만, 대부분의 교수들이 환자에 대한 책임성에 대해서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박 차관은 "정부가 행정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교수들이) 극단적인 행동을 구체적으로 실현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당부를 드린다"며 "교수들 스스로 (병원을 나가기가) 매우 저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그런 극단적인 행동은 실현이 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사협회, 전공의협회 참여 불투명하지만, 25일 의료개혁특위 첫 회의 강행
복지부는 의료계의 반발에도 내일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하고 첫 회의가 개최할 예정이다.
의료개혁특위의 의료계 자리는 총 6자리로, 그중 의사협회와 전공의협의회, 의학회 등의 참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박 차관은 "의료개혁특위는 의료개혁과 관련된 크고 작은 여러 이슈에 대해 사회 각계가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열린 토론을 통해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사회적 협의체"라고 설명했다.
의료개혁특위의 논의 주제는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과 양질의 전문의 양성을 위한 수련체계 개편, 수가보상체계의 개편, 비급여와 실손보험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및 제도 개선, 의료전달체계의 개선, 의료사고안전망 구축과 보상체계의 마련 등이 될 것으로 나타났다.
박 차관은 "이번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출범을 통해 의료개혁이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오랜 기간 정체되어온 보건의료시스템이 미래를 향해 한 발자국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의사협회와 전공의협의회에서도 열린 마음으로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참여해 주시기를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4월 말까지 새로운 대안에 대한 명확한 근거 제시해야 논의 가능…"의료 개혁 완수할 것"
박 차관은 같은 날 서울대 의대 교수 비대위가 자체적으로 의사 수 추계를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검증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나"라며 "결과가 언제 나올지도 불확실하고 입시를 앞둔 학생과 학부모의 이해관계도 있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질적으로 4월 말이면 각 학교가 학칙을 개정해 제출하는 시기다. 그 전에는 과학적 근거에 의한 단일한 대안이 나와야만 새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데, 그 이전에 검증이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단순히 기존 의사결정을 검증하는 것을 넘어서서 새로운 대안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제시가 돼야만 논의가 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박 차관은 "정부는 의료계와의 1:1 논의도 할 수 있다. 전공의는 의료 현장으로 또 의대생은 교육 현장으로 돌아와 주시기 바라며, 의대 교수 여러분들은 주 1회 휴진과 같은 집단행동은 자제해 달라"고 전했다.
박 차관은 "의료계는 의료개혁 백지화, 원점 재검토 및 1년 유예 등을 요구하지만 이는 국민의 기대에 반하는 것이며, 어렵게 출발한 의료개혁을 무산시키는 것으로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아니다"라며 "정부는 의료개혁을 흔들림 없이 완수해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지키는 헌법적 책무를 다하고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암 환자 적절한 진료 지원…현장 남은 의료진 지원도 강화
한편 정부는 암 환자가 제때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오늘부터 암진료협력병원을 기존 47개에서 68개소로 21개소 확대 운영한다.
암진료협력병원은 암진료 적정성평가 1~2등급에 해당하는 등 암 진료의 역량을 갖춘 종합병원으로 암 환자가 인근에 있는 종합병원에서도 안심하고 진료받을 수 있도록 상급종합병원과의 진료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국립암센터는 암 환자 상담 콜센터(1877-8126)를 본격 운영해 병원별 암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 암 진료가 가능한 병원 정보 등을 적극 안내할 계획이다.
정부는 현장에 남은 의료진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방안을 설명했다. 정부는 상급종합병원과 공공의료기관이 신규 채용한 의사, 간호사에 대해 지원금을 제공하고, 의료기관에 파견된 공중보건의와 군의관 413명에 대해 일 12만원 수준의 파견수당을 지원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그 밖에 정부는 공공의료기관의 휴일·야간 연장진료에 대한 수당 지원은 현재 집행을 위한 행정절차 이행 중으로 향후 추가 소요를 파악해 비상진료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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