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취약지·필수의료 기피·심지어 코로나19 해결책이 전부 공공의대 설립과 의사 정원 확대라니…

[만화로 보는 의료제도 칼럼] 배재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겸 만화가

#90화. 정부와 여당의 앵무새같은 '의사수 확대' 주장

지난 3월 1일 현 정부의 여당은 코로나 사태를 맞아 감염병 대응체계강화를 위한 보건의료공약을 내놓았다. 여기서 전반적인 감염병 대응 체계 강화를 위한 여러 조치와 함께 슬그머니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 정원 확대’를 또 끼워 넣었다.

현 정부는 출범 이후 의료계와 관련된 문제가 터질 때마다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 정원 확대’를 주장해왔다. 의료 취약지 문제로 인한 사고가 터졌을 때도 그랬고, 필수 의료 기피 현상이 불거질 때도 그랬다. 어떤 문제가 터지더라도 내놓은 답안은 한결 같았다. 

그들의 주장을 듣고 있으면 공공의대를 설치하고 의사를 늘리는 것이 마치 한국의 모든 의료 문제를 해결할 4차 산업 혁명이자 만병통치약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런 정책에 대해 그동안 수많은 전문가들이 심각한 부작용을 우려하며 반대 의견을 냈다. 의사를 증원한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특수한 의료 환경과 수십 년 뒤의 미래를 함께 계산해야 한다. 지금의 의사 증가 속도가 절대로 낮지 않으며, 공공의대로 의료진의 복무기간까지 강제한다면 상당히 많은 부작용이 생길 것으로 우려했다. 

단순히 상상만으로 우려하는 것이 아니다. 같은 취지로 시작한 군의대위탁교육의 허점과 변질된 실태를 지난 2013년 더불어민주당의 김광진 의원이 이미 지적하고 증명한 바 있다. 군의대 위탁교육생은 대부분 피부과, 성형외과 등 '돈 되는 진료과'를 선택했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 사태에 대한 대책으로도 여당은 또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 정원 확대를 내놓았다. 이는 지금 당장 마스크가 부족하다고 수십년간 물량을 비축해둘 정도의 마스크 생산 공장을 마구 설립한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쯤 되면 여당의 공약은 선거를 앞두고 공공의대를 유치해 표를 더 받아보겠다는 계산으로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의대 설치, 병원 설립만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환영 받는 정책이 없다. 의료 제도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고 왜곡시키려고 하는 의도일 뿐이다. 

현 정부는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정치적이라고 치부하고 무시하다가 전 국민을 ‘집콕’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정책을 주도하는 사람들은 이런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그리고 그 실수의 희생양은 언제나 국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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