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심사 보이콧하던 의협 입장 선회?…"입장차 여전하나 단순 설명자리 가져"

의협-복지부 분석심사 회의...분석심사 PRC‧SRC 위원회 불참으로 겪을 수 있는 불이익 대안 모색 중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지금까지 분석심사 관련 논의에 보이콧으로 일관하던 의료계가 입장을 선회해 전문가심사제도에 참여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17일 보건복지부와 함께 분석심사 관련 온라인 화상회의를 진행했다. 

구체적으로 분석심사 개편안에 대한 정책 방향성이나 의료계의 입장을 결정하는 자리는 아니었지만 양측의 의견을 듣고 소통하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앞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현행 건별심사를 기관별 분석심사 이른바 경향심사로 전환하는 심사평가체계 개편을 2019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계는 분석심사가 가치기반 지불제로 가기 위한 수단으로서 대형병원 위주 의료시스템이 더욱 굳어져 의료전달체계 왜곡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이유로 해당 정책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의료기관들이 향후 심층심사를 피하기 위해 진료비를 가능한 낮게 유지하는 방향으로 획일적인 과소진료를 하게 될 가능성도 높고 제네릭 약제 사용을 유도한다는 측면에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의협은 분석심사 전문가심사제도인 전문가심사위원회(PRC)와 전문분과심의위원회(SRC) 구성이 심평원 위원이나 비의료계 인사로 대부분 이뤄져 있어 위원회 결정 또한 이들에 의해 주도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 위원회도 불참하고 있다. 

반면 병원협회나 의학회는 추천위원을 파견해 위원회에 의견을 개진하고 있어 의협 내 일부 진료과에선 위원회 불참으로 오히려 의협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이번 분석심사 관련 의협과 복지부의 만남이 이 같은 의료계 내부 비판을 불식시키고 향후 분석심사 확대에 따른 양측의 입장차를 좁히고자 하는 의도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것이다.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복지부 이중규 보험급여과장은 이날 심평원이 경영평가 지표를 삭제했기 때문에 의료계가 우려하는 '삭감을 위한 삭감'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향후 시대의 변화에 따라 심사 규모가 커지고 있는 만큼 건별심사보단 경향심사나 주제별 분석심사 위주로 갈 수밖에 없다는 부분도 역설됐다. 

반면 의협은 이번 논의가 단순히 의료계와 정부가 서로의 입장을 듣는 자리에 불과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분석심사 자체에 대한 의협의 방향 설정은 대의원회 수임사항이기 때문에 집행부나 일부 인사들에 의해 입장이 선회될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의협 박수현 대변인은 "분석심사 자체에 대한 의협의 향후 정책 방향성을 설정하고 입장을 조율하는 자리는 아니었다"며 "단순히 분석심사 개편의 취지와 관련 진행 상황들을 설명듣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처음부터 분석심사 개편 문제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사항임에도 의료계와 합의없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의협이 갑자기 긍정적인 스텐스를 취하는 것은 말도 안 되고 아직도 평가 체계 개편 자체가 삭감 위주의 심평의학으로 흐를 수 있는 우려가 커 이날 논의에서도 서로 큰 입장차를 확인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만 의협은 위원회 불참으로 겪을 수 있는 불이익에 대해서는 대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일부 진료과에서 우려하는 부분도 잘 알고 있고 위원회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논의가 일방적으로 흘러가는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며 "현재 내부적으로 과들마다 입장차도 굉장히 큰 상황이기 때문에 우선 내부 의견을 수렴하고 방향성을 잡는 부분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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