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회장 한재민 후보 “지역이사제 도입, 자유로운 소통과 정보 불균형 해소"

“기존 집행부 배신감에 출마 결심...대전협을 중앙집권적 대통령제에서 대의민주주의의 장으로”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 한재민 제24기 회장 후보가 대전협의 의사결정 구조 자체를 탈바꿈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공의 단체행동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일부 집행부의 견해에 따라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졌고 이에 많은 전공의들이 상처를 받았다는 것이다.
 
한 후보는 자신이 타 후보에 비해 경험과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중앙집권적 대통령제 대전협에서 대의민주주의의 장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장본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투쟁기구인 노동조합에 대해서도 그는 중앙집권적 노조보다 각 병원별 노조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한재민 후보는 “중앙 노조는 각 병원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며 “실질적으로 전공의들에게 필요한 것은 전공의들이 각 병원에서 처한 문제에 현실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제24기 회장 선거 한재민 후보는 자신이 의견수렴이 부족한 현재 대전협 구조를 변화시키는데 강점이 있다고 했다.  

다음은 한재민 후보와의 일문일답이다.
 
Q. 선거에 출마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말 그대로 배신감 때문이었다. 많은 전공의들이 믿고 있던 지인에게 배신을 당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박지현 회장을 비롯한 기존 집행부에 대한 반감이다. 그들은 강압적인 병원 복귀를 선언했고 많은 이들이 상처를 받았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졌고 차기 회장 선거에서 ‘한재민’이라는 대안이 나왔다. 많은 이들이 주변에서 응원과 도움을 주고 있다.
 
Q. 현 집행부가 노조위원장 자리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집행부가 임시비대위에게 노조위원장 자리를 제안했고 개인적으로 이 같은 제안이 굉장히 권위적으로 느껴졌다. 제안을 받고 처음 임시비대위가 왜 만들어졌는지 다시 고민했다.

비대위 출범 이유는 기존 집행부 의사결정 과정에 민초 전공의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즉 소수에 의해 전체 전공의들의 미래가 결정된다는 점에 우려가 앞선 것이다. 비대위의 대표성이 부족한 상태에서 신구화합을 위한 협상이었다지만 그 과정이 권위적이었고 비슷한 문제가 지속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거절했다.
 
Q. 김진현 후보에 비해 경험이 부족하다는 견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동의한다. 경험적 부분과 인프라, 특히 인적 인프라도 비교해보면 내가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갑자기 출마 결정을 내리게 되면서 준비되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회장이 인턴이라고 팀 전체가 인턴은 아니다. 많은 회무와 의사결정에 있어 참모들을 비롯한 다양한 의견과 목소리를 귀담아 듣겠다.
 
그러나 우리는 방법이 다를지언정 같은 곳을 바라보는 전공의다. 만약 새로운 집행부의 경험이 부족해 문제가 생긴다면 집행부가 익숙해질 때까지 책임지고 인수인계를 기존 집행부에서 도와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Q. 기존 전공의 권익 보호나 수련환경평가위원회 문제 등 회무를 이어가려면 이전 집행부와의 공조가 필요해보인다. 기존 집행부 임원 등과 함께 일할 생각도 있는지?
 
물론이다. 선거 경선으로 이뤄지는 것일 뿐, 우리는 모두 전공의다. 다만 사안에 대한 의견과 해결방향이 다르다는 차이만 있다. 함께 일할 생각은 당연히 있다. 미숙한 점이 많을텐데 특히 인수인계 과정을 비롯해 공조가 가능하다면 적극적으로 임할 생각이다.
 
Q. 현 집행부에 대한 의견수렴 미흡 등 지적이 대전협의 구조적 문제라는 견해도 있다.
 
분명 구조적 문제가 있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데 비교적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대전협의 의사결정 구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각 단위 병원 대표들이 수시로 교체됐다. 그 이유는 대표라는 책임감과 유대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 때문에 공약에서 협회의 진정한 회복을 약속했다.
 
회복이란 것은 집행부 즉, 소수에 의해 지금처럼 폭력적으로 이뤄지는 의사결정이 아니라 전공의 모두가 동의하는 것이다. 또한 대표성이 있는 사람들이 무게와 책임감을 느낄 수 있도록 권한을 분산해 대의원총회가 대의민주주의의 간접적인 실현의 장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모두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데 제공되는 정보의 양이 달라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같은 구조적 변화를 위한 대안이 기호2번 한재민이다.
 
Q. 그렇다면 권한은 어떻게 나누는 것이 좋다고 보는가.
 
우리는 정치에 있어서 전문가 아니다. 기존에 있던 대통령제나 의원내각제 형태를 차용할 수밖에 없다. 지금 대전협 의사결정 구조는 중앙집권적 대통령제에 가깝다. 물론 일을 계획하고 진행하면서 집행부도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은 맞지만 의사결정의 중심에는 언제나 대의원들이 있어야 한다. 이들이 현재 책임감과 무게를 느끼지 못하는 것은 권한과 대우가 없기 때문이다.
 
공약 중 ‘지역이사 활성화’를 언급했다. 지역이사로부터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본다. 지역이사들이 단상에 직접 올라가 회의를 주최하고 필요하다면 집행부는 단상 위가 아니라 아래에서 대의원들의 의사결정 과정을 도와야 한다. 즉 상향식 바텀업(Bottom up) 방식이 적절하다.
 
Q. 변화해야 하는 대표적인 사례를 들어달라.

 
현재 대의원들의 회의가 서울시의사회 5층 강당에서 열린다. 한번 회의가 진행되면 10~12시간까지도 진행된다. 대의원들은 간이의자에 앉아 종이 하나 들고 오랜시간 열악한 환경에서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 최근에는 물이 부족한 상황도 연출됐다. 좀 더 쾌적한 환경에서 보안이 지켜질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이는 집행부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이기 때문에 발생된 문제로 볼 수 있다.

대의원들 입장에서 한번만 생각한다면 이런 사소한 문제부터 바뀔 수 있다. 상황이 변하면 각 병원 단위 대표자들도 스스로 느끼는 무게와 책임감이 달라질 것이다.
 
Q. 중앙노조가 아니라 병원별 노조를 강조한 이유는?
 
중앙집권적 노조로는 각 병원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실질적으로 전공의들에게 필요한 것은 전공의들이 각 병원에서 처한 문제에 현실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중앙노조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다. 회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형태가 되길 바랐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처음에는 대전협 비대위가 이끈 단체행동의 모습을 보면서 좋은 인상을 받았다. 특히 8월 7일보다 14일이, 14일보다 그 이후가 더 짜임새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의대생과 전공의, 전임의들이 모두 같은 곳을 향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나 로드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체행동의 대오다. 실제로 모두가 발걸음을 맞추지 않으면 정보의 비대칭, 건강한 의사결정이 힘들어질 수 있다. 김진현 후보의 공약에는 정보의 불균형에 대해 해결할 의지가 전혀 없어보인다.
 
우리는 의료전문인이다. 현안에 대해 충분한 토론과 피드백이 이뤄진다면 우리는 보다 건강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회장이 된다면 이를 위해 지역이사를 상시 도입해 지역에서 오프라인 간담회를 운영하고 이에 대해 전폭 지원할 것이다.
 
단체행동 중인 전공의들이 그냥 집에서 핸드폰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지역이사들이 각 지역의 병원 대표와 의국자들에게 의사를 공유하고 중앙에서는 이를 위한 자료 정리와 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 전략 노출이 두려워 공유해야 할 정보조차 보안을 유지한다면 애초에 건강한 의사결정을 저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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