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2024년도 전공의 모집에서 전통적인 인기과로 불리는 '피안성(피부과, 안과, 성형외과)'과 '정재영(정형외과,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의 인기는 여전했다.
6개과 모두 전국 경쟁률이 140%를 넘었으며, 특히 안과와 성형외과, 재활의학과, 정형외과는 지원율 150%를 돌파했다.
전통 인기과 외에는 정신건강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가 강세를 보였다. 특히 정신건강의학과는 전체 26개 진료과 중 가장 높은 지원율을 기록했다.
'피안성·정재영' 전통 인기과 올해도 충원 성공…칠곡경북대병원 제외
8일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2024년도 상반기 레지던트 1년차 전기모집 지원결과를 통해 확인한 결과 피안성, 정재영에 대한 관심은 올해까지 이어졌다.
성형외과의 전년 동기 대비 지원율은 4.6%p 증가했다. 반면 성형외과 제외 모든 진료과의 지원율은 감소했다. 특히 피부과가 15.5%p로 가장 크게 감소했다.
메디게이트뉴스가 지난 6일 조사한 55개 수련병원별 경쟁률을 살펴본 결과 칠곡경북대병원의 일부 진료과를 제외한 모든 인기과는 충원에 성공했다.
특히 국립중앙의료원의 정형외과·피부과 지원율은 500%로 병원별 피안성, 정재영 지원율 중 가장 높았다.
먼저 성형외과 지원율을 살펴보면 인제대일산백병원, 한양대병원, 고대구로병원, 중앙대병원이 300%를 기록해 가장 높았다. 반면 칠곡경북대병원은 정원 1명, 지원 0명으로 유일하게 미달이다.
안과에서는 강북삼성병원과 인제대일산백병원, 명지대병원 지원율이 300%로 가장 높았다.
국립중앙의료원 다음으로 정형외과 지원율이 높은 곳은 강북삼성병원과 이화여대병원으로 경쟁률은 300%를 기록했다. 여기서도 칠곡경북대병원은 정원 1명, 지원 0명으로 유일하게 미달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피부과의 병원별 지원율을 살펴보면 삼성서울병원이 400%, 서울대병원, 건국대병원, 강북삼성병원, 아주대병원 등 11개 병원이 200%로 높았다.
재활의학과의 병원별 지원율을 살펴보면 순천향대병원, 경희대병원, 원광대병원, 전남대병원이 300%로 가장 높았고, 칠곡경북대병원은 미달로 확인됐다.
영상의학과의 경우 강북삼성병원, 분당차병원이 지원 300%로 가장 많이 몰렸고, 미달인 병원은 없었다.
올해 주목받은 과는? 정신건강의학과·마취통증의학과…전년 대비 20% 증가도
올해 피안성, 정재영과 함께 인기있었던 진료과는 정신건강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다. 특히 정신건강의학과는 178.9%로 전통 인기과보다 많은 관심을 끌었다.
특히 전년 동기 대비 지원율 증감을 주목해야 한다. 전통 인기과인 피안성, 정재영의 경우 대부분 지원율이 감소했다. 하지만 정신건강의학과와 마취통증의학과는 10%p 이상 증가했다. 특히 정신건강의학과는 약 20%p 가량 높아졌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온 데에는 달라진 사회 인식, 고령화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정신과의 경우, 최근 코로나19 등을 거치며 정부가 '마음 챙김' 대책 등 정신과에 특화한 정책적 지원 등을 발표한 것이 지원율 상승의 주요인으로 보인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화영 정신보건이사는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면서 더 인기가 많아진 것 같다"며 "코로나19 기간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전국민이 중요성을 느꼈다. 정신건강 관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지원율 증가가 따라온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이 정신보건이사는 "정부가 나섰다는 건 결국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또 세계적으로도 정신건강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정신건강의학과 지원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 조춘규 정책 부회장은 "노인 환자 증가, 통증치료 수요 증가하면서 많은 분이 지원해 주신 것 같다"며 "최근 많은 선생님이 수술을 위한 마취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그렇다 보니 통증의학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마취과가 사회적 필요와 변화에 따라 지원율이 높아지긴 했어도 현장의 마취과 전문가들은 향후 높아진 지원율이 유지되기 위해선 대학병원 근무 환경 개선 등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춘규 정책 부회장은 "최근 여러 대학병원에서 주요한 교수님들이 많이 빠지고 있다"며 "지원율이 증가하고 관심을 많이 가져주는 건 너무 좋지만, 대학병원의 근무 환경이 좋아질 필요가 있다. 대학병원이 조금 더 전공의보다 전문의 의존적인 형태로 나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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