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동반자 '비만'…빼면 뺄수록 좋은 체중, 치료제 선택은?

권혁상 교수 "환자 내원할때마다 체중 체크 중요…10kg 감량시 당뇨병관해율 73% 증가"

대한당뇨병학회 권혁상 언론홍보이사(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비만율이 높아질수록 당뇨병 악화는 물론 심혈관 질환, 사망률 증가에도 영향을 끼치는데, 국내 당뇨병 환자들의 평균 BMI 지수가 25 이상(비만)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당뇨병학회 권혁상 언론홍보이사(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최근 제28차 당뇨병 연수강좌에서 "당뇨병 환자들은 혈당 관리 뿐 아니라 체중 조절이 필수"라면서, 환자 특성에 맞는 개별적 관리방안과 치료제 선택에 대해 설명했다.

BMI 기준으로 18.5~22.9가 정상체중이며, 23~25 미만이 비만 전 단계(과체중), 1단계 비만(경도비만)은 25~30 미만, 2단계는 30~ 35 미만, 3단계(고도 비만)는 35 이상이다. 

문제는 당뇨병환자들 중 비만이 많고, 비만인 경우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실제 미국 당뇨병학회 진료지침(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당뇨병환자 방문 시마다 키와 체중을 통한 BMI를 체크하고 필요시 더 자주 측정할 것을 권고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환자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초기 3개월 체중 감량이 높을 수록, 또 많이 뺄수록 당뇨병 관해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치료 과정에서 반드시 체중 관리를 병행할 것을 권고했다.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 체중 3~7% 감량시 혈당 감소 
 

실제 당뇨병환자의 체중 관련 논문들에 따르면, 비만이 시작된 연령이 낮고 오래 지속될수록 사망률이 증가했으며 최소 10~15%를 감량했을 때 이득을 볼 수 있고 그 이상 빼면 뺄수록 더 많은 이득이 나타났다.

권 이사는 "당뇨병과 과체중 또는 비만이 있는 환자는 체중의 약 3~7%를 감량시 혈당 감소, 중간정도의 심혈관 위험요인을 개선했고, 10% 이상 감량시 앞선 질병 개선 효과와 함께 당뇨병 관해(73%), 장기적으로는 심혈관(CV) 아웃컴 개선, 사망률 감소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15kg 이상이면 86% 정도 관해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BMI 25 정도인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영국에서 진행한 연구에서도 10kg 감량시 70% 정도에서 당뇨병관해가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당뇨병 환자의 평균 BMI가 25 이상인데, 현재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기는 하나 체중감량시 이미 앞선 연구결과들과 비슷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 이사는 "제2형당뇨병과 비만 또는 과체중을 가진 환자는 5%이상의 체중 감소를 달성하고 유지하기 위한 영양(칼로리 제한), 신체활동, 행동치료 등이 권장되며, 이 같은 개입은 높은 빈도의 상담(6개월 간 216회)을 포함해야 한다"면서 "반드시 환자 상태와 생활습관, 취향, 선호도 등을 고려해 개별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특정 다이어트 패턴을 선택하는 것보다 영양학적으로 적절하고 건강한 식사 치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감량 성공 후 1년 이상 장기간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한데, 이때 학계에서는 BMI23이상의 경우에는 비약물, 비수술적인 비만치료를, BMI25 이상은 비약물로 감량 실패시 약물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비약물, 약물 등의 치료에 실패한 BMI27.5 이상 환자는 수술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당뇨병 치료제 중 메트포르민, SGLT-2 억제제, GLP-1 수용체 등은 체중을 감소하지만, TZD(싸이아졸리딘다이온, thiazolidinedione), 설포닐유레아(sulfonylurea, SU)계열 등은 체중을 증가시킬 수 있어 비만한 당뇨병 환자의 치료제 선택시 주의를 당부했다.

3개월 후 체중의 5% 이상 감량해야 효과적 

비만 관련 약물치료시 3개월 후 체중의 5% 이상을 감량해야 효과적이라고 보는데, 만약 이를 도달하지 못한 경우에는 약제를 변경하거나 다른 치료로 모달리티를 고려할 것을 제안했다. 

치료제는 제니칼(상품명)로 유명한 올리스타트 성분, 삭센다로 알려진 리라글루티드, 콘트라브(날트렉손·부프로피온), 큐시미아(팬터민·토피라메이트) 등이 있다.
 
사진 = 대한당뇨병학회 권혁상 언론홍보이사(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가 최근 '당뇨병환자에서 비만치료를 첫번째 목적으로 둬야 한다'는 내용으로 란셋에 게재된 논문을 소개하고 있다.

권 이사는 "올리스타트는 위·소장 점막에서 지방 흡수를 30% 가량 억제해 위약군 대비 3kg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나는 약제"라며, "빈번한 배변, 변실금 등의 부작용이 있으나, 약을 중단한 후 48~72시간 후 지방변은 소실된다. 보통 120ml tid가 권장 용량인데 장기 사용시 지용성 비타민을 복용해야 한다"고 소개했다.

또한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된 삭센다는 피하주사라는 단점과 GI트러블이라는 부작용이 있으나, 사용 후 10명 중 9명은 체중감소가 된다는 큰 장점이 있다. 이중 3분의 2은 체중의 5% 이상, 3분의 1은 10% 이상의 감량 효과가 나타난다"면서 "향정신성의약품이 아니어서 정신과 약물과 같이 처방을 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콘트라브는 과거 알코올 중독, 마약 중독 등의 치료제로 승인받은 날트렉손과 항우울제, 금연치료제 등으로 승인받은 부프로피온 등이 사이드이펙트로 식욕억제가 있어 저용량으로 콤비네이션을 한 약제로, 발작 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경련성 질환은 처방 금기 의약품이다. 마약서 진통지 사용시 효과가 떨어질 수 있어 이 역시 금기에 해당한다.

큐시미아는 단기 사용 가능한 식욕억제제 팬터민과 사이드이펙트로 식욕억제가 있는 항경련제 토피라메이트를 저용량으로 콤비네이션한 복합제로, 총 4종류의 용량이 있는데 처음에는 가장 낮은 용량을 2주 동안, 12주 후 3% 체중감량이 안 되면 3번째로, 이후 최대 4번째 사용이 가능하다. 권 이사는 "토피라메이트 성분을 갑자기 중단하면 경련이 유발되기 때문에 약물 중단시 서서히 용량을 낮춰가면서 중단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최근 란셋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2형당뇨 환자 대부분이 인슐린 저항성이 1차 병인이므로 첫번째 치료 목표를 체중감량(15%)에 둬야 하며 심혈관을 동반시에는 SGLT-2억제제나 GLP-1수용체를 사용하면서 비만치료를 병행할 것을 제안했다. 이제 당뇨병환자는 처음 진단시 혈당 조절 뿐 아니라 체중 감량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행동치료, 영양학적 접근 등 비약물적 치료와 함께 약물치료를 했음에도 모두 실패해 고도비만인 당뇨병환자라면 비만대사수술을 고려해야 하며, 해당 수술을 받은 당뇨환자는 인슐린 과분비 가능성을 고려해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고 연속혈당측정기(CGM)를 통해 혈당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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