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치료제 출시 2년, 매출 초기 예상보다 하회…"새로운 성과기반지불 모델 구현해야"

IHS마킷 유전자치료제 스페셜보고서 발표…일회성 치료로 장기적으로 더 저렴하다는 설득 필요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17년 8월 유전자 치료제로는 처음으로 노바티스(Novartis) 킴리아(Kymriah)를  승인하면서 암이나 기타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 치료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후 미국에서는 2019년 5월 노바티스 졸겐스마(Zolgensma)까지 총 4개 유전자 치료제가 승인됐으며, 2019년 3월과 6월 일본과 유럽에서도 각각 처음으로 유전자 치료제가 판매 허가를 받았다.

유전자 치료제의 등장으로 치료가 어려운 질병에 대한 효과적인 옵션이 생겼지만 유전자 치료제 시장은 아직 크게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 킴리아의 2018년 글로벌 매출은 7600만 달러, 길리어드(Gilead)의 예스카타(Yescarta)는 2억 6400만 달러, 스파크 테라퓨틱스(Spark Therapeutics)의 럭스터나(Luxturna)는 2700만 달러에 그쳤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최근 스페셜 보고서를 내고, 유전자 치료제가 물살을 타기 위해서는 환자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킴리아, 예스카타와 함께 현재 미국 또는 유럽에서 승인받은 유전자 치료제는 스파크 테라퓨틱스(Spark Therapeutics)가 개발한 럭스터나(Luxturna), 아벡시스(AveXis)가 개발한 졸겐스마(Zolgensma), 블루버드 바이오(Blubird Bio)가 개발한 진테글로(Zynteglo) 등이 있다. 스파크는 로슈(Roche)가 43억 달러에 인수할 예정이고, 럭스터나의 미국 외 지역 권리는 2018년 1월 노바티스가 획득했다. 또한 같은해 5월 노바티스는 아벡시스를 87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 외 일본 바이오텍 안제스(AnGes)가 개발한 콜라테진(Collategene)도 일본 후생노동성으로부터 올해 3월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콜라테진은 일본 제약사 미쓰비시다나베(Mitsubishi Tanabe)가 일본과 미국에서의 마케팅 권리를 가지고 있다.

보고서는 "전통적인 치료법에 대비 유전자 치료제가 확실한 이점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미국에서 출시된 3개 유전자 치료제의 판매는 느린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킴리아의 2018년 글로벌 매출은 7600만 달러에 불과했고, 예스카타의 글로벌 매출은 2억 6400만 달러로 다소 높았지만 여전히 초기 예상치를 훨씬 밑돌았다"고 했다.

이처럼 유전자 치료제의 시장 침투 속도가 느린 이유 가운데 하나로 의약품 가격대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을 꼽았다.
 

미국 기준 유전자 치료제 가격은 킴리아의 경우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적응증에 47만 5000달러,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적응증에 37만 3000달러다. 예스카타는 적응증 구분 없이 37만 3000달러, 럭스터나는 양쪽눈 모두 치료했을 때 85만 달러다.

이러한 높은 가격에도 미국 비영리단체 임상경제연구소(Institute for Clinical and Economic Review, ICER)는 제공되는 혜택을 고려했을 때 가격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적응증에 대한 킴리아 가격인 47만 5000달러는 미국에서의 골수 이식 비용 80만 달러보다 훨씬 적다.

졸겐스마도 212만 5000달러로 리스트 가격(list price)이 책정되면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이 됐다. 그러나 현재 사용되고 있는 만성 척수성 근위축 치료제인 바이오젠(Biogen)의 스핀라자(Spinraza)가 지속적인 기간 동안 매달 주사를 맞아야 하는 반면 졸겐스마는 일회성 치료이기 때문에 장기간 치료 비용으로 따지면 오히려 더 저렴할 수 있다.

보고서는 "킴리아의 높은 가격 영향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노바티스는 미국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CMS)와 혁신적인 결과 기반(outcomes-based) 협업에 돌입했다. 환자가 첫 달 안에 약에 반응할 때만 CMS가 이 약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다"면서 "그러나 노바티스가 지불 결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보건부(HHS)의 우려로 7개월만에 취소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미국의 병원 모델에서 외래 환자의 의약품에 대해서는 환급받을 수 있지만 입원 치료는 포괄수가제(diagnosis-related groups)에 따라 묶이는데, 여기에는 새로운 세포치료제에 대한 비용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것도 유전자 치료제 사용을 어렵게 한다.

이 외에도 이러한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시설과 고도로 숙련된 인력 부족, 특히 노바티스에서 문제가 된 제조상의 문제(활성 세포 수 관련 상업적 규격을 충족하는 킴리아의 용량 생산의 어려움) 등도 넘어야 할 벽이다.

보고서는 "유전자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성과 기반 지불 모델을 구현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가 요구된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올해 1월 말 민주당과 공화당 상원의원이 제약사 및 의료기기 회사가 보험사와 성과 기반 지불(performance-based payment)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사회보장법(Social Security Act)을 개정하기 위한 PAVE(Patient Affordability, Value and Efficiency) 법 초안을 발표했다.

노바티스와 블루버드는 졸겐스마와 진테글로에 대해 각각 장기간에 걸쳐 분납할 수 있는 별도의 보험 플랜을 제안했다. 블루버드 플랜에 따르면 연간 분할 납부액은 치료 효과에 따라 결정된다. 노바티스는 치료에 성공하지 못하면 보험사에 환급을 제공하고, 기존 모델에 따라 보험혜택을 제공하기로 한 지불자에 대해서는 선불할인을 제공한다고 했다.

이러한 대안에도 시스템적인 문제는 남는다. 보고서는 "가장 큰 장애물은 장기간에 걸쳐 환자의 아웃컴을 추적할 수 있는 효과적인 메커니즘이 없다는 것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중 어느쪽이 이 정보를 수집하는 책임을 질지 불분명하다"고 했다.

올해 초 미국 FDA는 유전자 치료제로 FDA에 임상시험 계획 승인(IND) 신청서를 제출한 후보물질만 800개 이상이고, 2020년까지  매년 200개 이상의 IND가 접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한 2025년까지 연간 10~20개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를 승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관련기사="2025년까지 매년 세포유전자치료제 10~20개씩 승인될 것"]

보고서는 "제약사들은 유전자치료제가 일회성 치료제로 소분자 치료제보다 훨씬 저렴하며 장기적으로 의료 시스템뿐 아니라 경제 전반에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라는 근거를 제공함으로써 지불자와 규제당국을 설득하는 작업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특정 치료 계열 내에서 표준화된 데이터 수집을 용이하게 해 환자 접근성을 높이는 등 규제기관과 보건당국, 민간 보험사, 의료진 간의 협력을 촉진시킬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할 것이다"고 결론내렸다.

박도영 기자 ([email protected])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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