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수가인상분 쪼개 필수의료 재정 투입?…복지부, 수가협상때도 제안했다

수가협상서 분야별 수가 차등 조정 방안 제안했으나 무산…의료계 "재정 순증 없는 필수의료 지원 반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가 역대 최저 수준이었던 2024년 의원유형 수가인상률 1.6%를 분야별로 차등 조정해 필수의료 분야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내 의료계가 들썩이고 있다.[관련기사:복지부 "수가인상률 1.6% 세분화, 검체·기능·영상 환산지수 낮추고 소아진찰 200% 인상" 제안]

하지만 정부가 이러한 의중을 밝힌 것은 6월 29일 열린 제11차 건강정책심의위원회에서뿐만이 아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미 5월 말 수가협상 중에도 의원유형의 환산지수 순위가 낮은 부분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분야별 수가 차등 조정 방안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장을 맡았던 김봉천 기획부회장은 "정부가 먼저 이 같은 내용을 제안했고, 방식 등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으나 병원협회의 반대로 무산됐다"며 "결국 일괄적으로 1.6%라는 수가인상률을 받아야 했고 수가협상은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수가협상이 끝난 지 한 달만에 정부가 건정심에서 의원급 환산지수 1.6% 인상 재정 범위 내에서 건강보험 행위 목록의 장·절별(기본진료료, 처치 및 수술료 등)로 별도로 정하고, 의원급 장·절별 환산지수를 별도로 정할 때 의원급 필수의료 확충과 진찰료 등 기본진료료 조정에 투입하도록 하는 내용을 의협에 재차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부회장은 "수가 인상은 역대 최저 수준이면서 얼마 올라가지도 않는 수가에서 검체, 기능, 영상 검사 분야 수가를 깎아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에 투입한다는 것이 말도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청과 등 필수의료에 지원을 하려면 정책 가산 등을 통해 재정을 투입하는 것이 원칙이어야 한다. 그리고 기본 진료료가 너무 낮게 평가돼 있다면 상대가치 점수를 개정하면서 그 비중을 높여줘야 하는 것이 옳다"며 "정부는 재정을 투입할 생각이 별로 없는 듯 보인다"고 꼬집었다.

의료계는 이미 저수가 기조에서 최저 수준의 수가인상률을 받아들이기도 힘든데, 일부 분야 수가를 깎아 필수의료에 재정을 투입하는 것에 반발하고 있다.

당사자인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역시 "유래없이 치욕적으로 낮은 수가 인상율도 모자라 역대 최저 인상폭 내에서 기존의 수가들을 빼내어 필수의료 확충과 기본진료료 조정에 투입한다는 조삼모사식 기만적 결정을 건정심이 한데 대해 매우 분노하며 이를 전면 거부한다"고 반발한 바 있다.

김 부회장은 "정부가 필수의료 살리기에 대한 의지가 있는 지 의심되는 대목"이라며 "아랫돌일 빼 윗돌 괴는 식의 정부 재정 정책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댓글보기(0)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사람들
이 게시글의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