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진료 법안 준비 여당 의원 ‘전무’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 포함에도 복지위 소속 여당 의원들 신중 행보...국감에서 운 띄울듯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윤석열 정부의 120대 국정과제에 비대면 진료 제도화가 포함됐지만 여당에서 관련 법안 발의 움직임은 지지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다, 10월부터는 국정감사도 예정돼 있어 여당 의원들의 관련 법안 발의는 아무리 빨라도 연말은 돼야 가능하고, 그 마저도 불투명하단 전망이 나온다.

13일 메디게이트뉴스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실 9곳에 확인한 결과, 비대면 진료 관련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인 곳은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비대면 진료 제도화 관련 법안 2건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쪽(강병원 의원, 최혜영 의원)에서 나왔는데 여당발 법안은 아직 요원한 셈이다.

이 같은 여당 의원들의 행보는 의외라는 분석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공약했고, 국정과제에도 포함시킬 정도로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윤 대통령은 대선 레이스 중이던 지난해 12월 “비대면 진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차기 정부를 맡게 되면 기존 의료계와 새로운 혁신 사업자 간 이해관계가 상충하지 않도록 해, 첨단기술의 혜택을 국민 모두 누릴 수 있도록 시도하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이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지난 5월 발표한110대 국정과제에 ‘비대면 진료 제도화’가 포함됐고, 이는 7월 최종 확정된 윤석열 정부 120대 국정과제에도 그대로 유지됐다.

이에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신중했던 여당 의원들이 새 정부의 기조에 맞춰 입법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겠냐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국민의힘 의원들은 여전히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선 비대면 진료가 필수의료 등 다른 이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급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비대면 진료는 지금도 한시적 허용 상태로 이용이 가능하고, 부작용 문제도 최근 보건복지부가 플랫폼 업체 대상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는 등 정비에 나서면서 시간을 벌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 법안 발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던 타 상임위 소속 여당 의원 역시 비대면 진료 제도화 법안을 우선 순위에 두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해당 의원실 관계자는 “소속 상임위가 복지위가 아니다 보니 국감 준비 등으로 인해 비대면 진료 법안은 아직 제대로 검토하지 못했다”며 “국감은 끝나야 본격 검토 후에 법안 발의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의사, 약사, 플랫폼 업체, 환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이 갈리는 민감한 문제다보니 법안 발의가 쉽지 않은 게 당연하단 이야기도 있다. 다만 이번 국정감사에서 일부 여당 의원들이 비대면 진료의 효과를 언급하며 제도화를 위한 운을 띄울 것으로 보인다.

한 여당 의원실 관계자는 “법안 발의는 검토한 바 없다”며 “1~2년 끌어온 이슈도 아니고 법안 발의야 금방이라도 할 수 있겠지만 발의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다. 현장에서 수용 가능한 선에서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지난 2년간 시행하면서 의료 사각지대 접근성 제고 등 효과도 어느 정도 입증이 됐다”며 “진료 가이드라인 등을 마련하면 조금 더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방향으로 국감에서 다루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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