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대의원총회] 수년간 반대하다 전향적 태도로 변화...코로나 2년여 간 시행 등 현실적 상황 고려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이 견고해보이던 의료계의 원격의료 관련 반대 여론을 사실상 허물어뜨렸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들은 24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의협 제74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일차의료기관 중심 ▲의협 주체의 원격의료 추진 ▲대면진료 대비 1.5배 이상의 수가 등을 내용으로 한 원격의료 관련 안건을 본회의에서 그대로 통과시켰다.
해당 안건은 전날 대의원회 의무∙홍보분과위원회 위원들이 치열한 논의 끝에 가결(재석 38명∙찬성 32명∙반대 6명)한 안이다.
지난 몇 년간 대의원총회에 비대면진료 안건이 올라올 때마다 적극적으로 저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공감대를 이뤘고, 지난해에만 반대만 할 수 없어 의사주도형 모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 정도를 감안하면 전향적으로 돌아선 셈이다.
의무∙홍보분과위원회 조생구 위원장(전남 대의원)은 총회가 끝난 후 메디게이트뉴스와 통화에서 “비대면진료가 2년여 동안 계속되면서 지금은 무조건 반대를 할 수 있는 명분이 없는 상황이다. 이제는 전향적으로 접근할 시점이 됐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신 1차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의협과 의사가 주체가 돼 추진해야 하며, 대면진료에 비해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 많은 비대면 진료의 특성을 고려해 비대면 진료비는 대면 진료비의 1.5배 이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또한 “비대면 진료시 오진에 따른 의료사고 등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이에 집행부가 이런 부분에 대해 주도권을 갖고 연구하고, 회원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격의료에 대한 이 같은 의료계의 분위기는 2년 전을 생각해보면 상전벽해나 다름없다. 지난 2020년 의료계 파업 당시 의협은 4대악 의료정책 중 하나로 원격의료를 꼽을 정도였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따라 원격의료가 한시 허용된 것이 의료계 입장 변화의 큰 계기가 됐다. 이미 2년여 동안 원격의료가 시행된 상황에서 무조건 반대는 더 이상 현실성이 없는 데다, 반대만을 고수하다 원격의료가 전면 허용되면 오히려 무방비 상태의 일차의료기관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의무∙홍보분과위원인 서연주 대의원은 “원격의료에 대해 과하게 찬성 기조로 가는 것은 자칫 기본 원칙인 대면진료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일부 반대 의견도 있었다”면서도 “원격의료 시범사업 참여를 허락해달라는 의견, 이미 코로나19로 2년간 경험해 본 상황에서 의협이 찬성 기조를 갖고 더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는 의견 등 1년 전에 비해 전향적인 입장들이 많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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