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의대생 국시 문제 '파행'에 병원‧의료계 ‘패닉’…"10년간 의료 왜곡, 기피과 문제 악화"

의협, 29일 특단의 대책 담은 성명서 발표 예정...대전협, 단체행동 등 모든 가능성 열고 대응책 모색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보건복지부가 28일 브리핑에서 의대생 의사 국가고시 재응시가 불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끝내 고수하면서 의료계가 혼란에 빠졌다. 

우선 내년부터 직접 타격이 예상되는 수련병원들은 시름에 빠졌다. 이들은 내년 인턴 2700명의 수급 차질부터 시작해 기피과 지원 문제와 군의관 등 공공의료 체계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문제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최소 10년은 의료 체계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세의료원 이강영 기획조정실장(외과학교실 교수)은 "의대생들의 국시 문제는 단지 1년의 의료 공백으로 끝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최소 10년의 의료 시스템의 왜곡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의료계가 해결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 실장은 "내년 전공의들의 기피과 지원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인원이 적기 때문에 원하는 과를 지원하기 쉬워지고 기피과 지원은 더 줄어들 전망"이라며 "정부는 기피과 문제를 해결한다고 하지만 오히려 국시 미응시로 인해 기피과 문제가 심각해지는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군의관 등 인력과 관련해서도 "우리나라 공공의료에 지대하게 공헌하고 있는 의료자원이 공중보건의사와 군의관들"이라며 "이들은 의무복무를 하며 국가 공공의료에 헌신하고 있지만 이번 국시 문제로 인해 향후 공보의와 군의관 인력 부족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의료원장들의 대국민 사과가 단지 병원 인력 수급만을 위한 쇼라고 왜곡돼 알려진 상황에 대해 안타깝다는 입장도 나왔다. 지난 8일 김영훈 고려대의료원장과 김연수 서울대병원장, 윤동섭 연세대의료원장, 김영모 인하대의료원장 등은 의대생들의 국시 거부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러나 의료원장들의 사과를 두고 싼값에 부릴 인턴 수급에 대한 우려일 뿐이라는 여론이 형성됐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병원 교수 A씨는 "규모가 매우 큰 수련병원들은 인턴이 들어오지 않아도 대안 마련이 어느정도는 가능하다. 문제는 규모가 작은 수련병원들"이라며 "그럼에도 지난번 의료원장들의 대국민 사과가 단지 병원들의 인력 수급을 위한 것으로 많은 이들이 해석하고 있는데, 동의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최종 내부 논의를 거쳐 29일 향후 대응 방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도 단체행동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의협 등과 대정부 대응 방안을 모색해 입장을 발표하기로 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그동안 의협이 국시 문제 해결이 의정합의 이행의 전제조건이라는 입장을 밝혀왔고 최근 최대집 회장이 '특단의 대책'을 언급한 상황에서 또 다시 투쟁 국면에 돌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대전협 관계자는 "의협과 함께 국시 문제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고 있는 중이다. 내년에 인턴이 나오지 않게 되면 대학병원은 수술 일정 지연과 필수 의료 붕괴가 우려될 수 있다"라며 "그런데 정부는 대책이 있다는 거짓말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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