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VC 투자 1분기에도 감소 추세 지속…"스타트업, 현금 부족 상황 대비해야"

33억 달러로 5년간 최저 수준 기록…"상황이 1~2년 전으로 극적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

사진: 분기별 바이오파마 VC 라운드(자료=이밸류에이트)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세계 경제 불황과 함께 지난해 바이오 분야의 벤처 투차가 매 분기 연속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러한 추세는 올해에도 이어지면서 1분기 신약 개발 바이오 벤처가 벤처캐피탈(VC)로부터 조달한 금액은 33억 달러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Evaluate)가 2023년 1분기 바이오파마 벤처 파이낸싱 분석 자료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밸류에이트는 이 추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분기별 자금 조달 수준이 30억 달러 미만으로 떨어졌던 2017년으로 돌아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이밸류에이트가 집계한 내용에 따르면 이번 1분기 진행된 VC 투자 라운드 수는 86건, 총 조달 자금은 33억 달러에 그치면서 둘 모두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IPO 부진하고 고위험 투자 꺼려…비즈니스 기본에 집중해야"

VC들은 여전히 바이오 신약 개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나, 올해 자금 조달 환경, 특히 공모 시장에서 극적인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밸류에이트는 "작년보다 기업공개(IPO) 창구가 거의 열리지 않았고 주식 시장이 고위험 제안을 꺼리는 상황에서 현금이 부족한 소규모 개발업체의 상황은 암울하다"고 지적했다.

GSK에서 분사한 바이오 VC인 SR One의 시메온 조지(Simeon George) 최고경영자(CEO)는 이밸류에이트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은 모든 스타트업에게 실존적 위기다. 앞으로 1년, 2년, 몇 년 동안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기업들은 지난 자금 조달 라운드를 열거나 파트너십을 통해 자본을 조달하거나 더 적은 수의 프로그램에 집중하는 등 현금이 더 오래 지속되도록 모든 수단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상황이 1~2년 전으로 극적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에 대비해야 한다. 비즈니스의 기본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분기 미국 외 유럽계 바이오텍들 투자 유치 상위권 차지하며 눈길

1분기 상위 투자 라운드를 살펴보면, 먼저 카고 테라퓨틱스(Cargo Therapeutics)가 시리즈 A로 2억 달러를 모집했다. 카고는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CAR-T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2021년 미국 스탠포드의대(Stanford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연구진이 설립한 기업이다.

대표 파이프라인은 자가 CD22 CAR-T 세포 치료제 후보인 CRG-022다. 1상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치료제 지정을 받았고, 올해 중 질병이 재발했거나 CD19 CAR-T 치료에 불응한 거대B세포림프종(LBCL) 환자를 대상으로 한 2상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또한 소아 B세포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에 대한 연구도 계획하고 있다.

이어 어라이번트 바이오파마(Arrivent Biopharma)가 시리즈 B를 통해 1억5500만 달러를 투자 받았다. 어라이번트는 중국이나 기타 신흥 생명공학 허브에서 개발된 신약을 도입해 미국과 유럽에서 개발 및 판매하는데 중점을 두고 설립된 회사다.

2021년 중국의 알리스트 파마(Shanghai Allist Pharmaceutical Technology, 艾力斯)와 3세대 EGFR 변이 표적치료제 퍼모너티닙(furmonertinib, 중국 제품명 Ivesa)의 중국 외 권리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현제 개발 중이다.

희귀 내분비질환 치료제 개발 전문 프랑스 바이오텍 아몰리트 파마(Amolyt Pharma)는 1억38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C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 투자금은 부갑상선기능저하증 치료제로 지속성 PTH1 수용체 작용제인 AZP-3601(eneboparatide)과 말단비대증 치료를 위한 펩타이드 성장호르몬 수용체 길항제 AZP-3813의 개발을 진전시키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덴마크 바이오텍 헤맙 테라퓨틱스(Hemab Therapeutics)는 시리즈 B를 통해 1억350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헤맙은 치료제가 부족한 중증 출혈 및 혈전 치료를 위한 단클론 및 이중특이항체 기반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개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 재단(Novo Nordisk Foundation)의 지주 및 투자 회사인 노보 홀딩스(Novo Holdings)가 창립 투자자로 참여했고, 현재 헤맙의 최대 주주다.

이번 자금 조달로 글란츠만혈소판기능저하증(Glanzmann Thrombasthenia)과 폰빌레브란트병(von Willebrand Disease)에 대한 첫 예방 치료제를 목표로 HMB-001과 HMB-VWF의 임상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전사인자 약물화에 도전하는 미국 바이오텍 플레어 테라퓨틱스(Flare Therapeutics)는 시리즈 B로 1억2300만 달러를 조달했다. 화이자 벤처스(Pfizer Ventures), 릴리(Eli Lilly and Company),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 센터(MSK), 노바티스(Novartis) 등이 투자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플레어 신약 개발 플랫폼은 전사인자 복합체 내에서 형태와 기능을 결정하는 '스위치 부위(switch sites)', 즉 약효가 있는 표켓을 체계적으로 식별하는 엔진이다. 올해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를 대상으로 PPARG를 표적하는 저분자 억제제 FX-909에 대한 임상시험에 진입할 계획이다.

박도영 기자 ([email protected])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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