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에 인력 부족이라던 김해 중앙병원…폐원 신고 없이 '진료 중단'

보건소도 의료법인에 폐원 강제할 수 없어 속수무책…진료기록부 이관 등 문제에 '골머리'

김해 경희의료원 교육협력 중앙병원. 사진=네이버 거리뷰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올 9월부터 경영난으로 건강검진센터와 응급의료센터 운영을 차례로 중단했던 경남 김해 중앙병원이 사실상 진료 기능을 하지 못한 채 운영이 중단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문제는 행정적으로는 아직 폐업 또는 휴업 신고를 하지 않아 영업 중으로 처리돼 있어, 환자들의 진료기록부 이관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는 데 있다.

김해시보건소 관계자는 메디게이트뉴스와 통화에서 "김해 중앙병원은 올 초부터 의료진이 없어 정상적인 병원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현재 진료가 아예 중단됐으며 기존의 입원 환자들도 모두 퇴원 조치 됐다"고 설명했다.

병원은 9월 말까지만 해도 인력난에 부딪히고 있다며, 경영 정상화를 통해 부족한 인력 수급을 통해 환자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김해시보건소는 사실상 김해 중앙병원의 병원 회생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 이달 5일 김해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후속 조치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허목 소장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4개 종합병원 병원장에게 응급환자와 입원 환자 전원 요청 시 수용 협조를 요청했다. 이미 추석 연휴부터 중앙병원 입원 환자 중 100여명을 퇴원·전원 조치해왔다"며 "또한 외래환자가 의료기록을 청구하면 해당 자료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에도 김해 중앙병원은 회생하지 못했고 사실상 부도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해 중앙병원 경영난의 원인은 무리한 신축 병원 건축과 경영진의 부실 경영에 있다는 후문이다. 병원 경영진은 2021년 지하 4층 지상 17층, 101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 신축 계획을 무리하게 추진해 자금난에 부딪힌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한 병원은 올 초부터 직원의 4대 보험조차 내지 못하면서 계좌 압류 조치를 당했고, 급여는 물론 퇴직금도 제때 지급받지 못한 의료인력들이 줄 퇴사하면서 인력난에 부딪힌 것이다.
 
김해시보건소 관계자는 "김해 중앙병원은 현재 부도 상태로 알고 있다. 해당 병원은 의료법인이기 때문에 법인이 이사회를 개최해 병원 폐업에 대해 의결 거쳐 폐업 신고를 해야 한다"라며 "하지만 이러한 조치를 하지 않고 있어 행정상으로는 운영 중인 병원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진료 기능은 중단된 기형적 상태다"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보건소가 강제적으로 의료법인에 병원을 폐쇄하라고 강제할 방안이 없다 보니 답답한 상황이다. 특히 폐원 신고가 돼야 보건소가 진료기록부를 이관할 수 있는데, 이 부분에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

이 같은 병원의 갑작스러운 운영 중단과 폐업 신고 미처리는 병원을 이용하던 환자들에게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일찍부터 병원 운영 중단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불안이 컸다. 지역 종합병원으로 역할을 하던 병원이 하루 아침에 문을 닫을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기 떄문에 반신반의했는데, 정말 병원이 갑자기 문을 닫아 버리니 황당해 했다. 병원에 사람도 없으니 진료기록부를 받을 방법도 없다"며 "이러한 민원에 보건소에서도 대책을 강구했는데도 보건소가 법인 경영에 참여할 수는 없으니, 여러 애로사항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일찍이 병원 직원들 사이에서 경영진에 대한 불신이 컸고, 실제로 월급이 밀리고 퇴직금도 안 주는 사태가 발생하자 의료진까지 모두 줄사퇴한 것으로 알고 있다. 무책임한 경영진의 태도에 의료진들도 피해가 컸다"며 "현재 경영진의 소재 파악도 어려운 상태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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