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치료제는 비약물 치료 네비게이션, 임상 근거 창출하고 활용 방법 연구하라

디지털 치료학회 디지털 치료제 쟁점과 발전방향 토론...의사와 다양한 연구자 협업 필요

(왼쪽부터) 강성지 대표, 안우영 교수, 조철현 교수, 최정석 학술이사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디지털 치료제의 발전을 위해서는 임상에서 활용될 근거를 창출하고 의료환경에서 쓰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면서 다학제 연구로 확대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세종충남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철현 교수는 3일 열린 대한디지털치료학회 창립학술대회 '디지털 치료의 쟁점과 발전방향'에 대한 패널 토의에서 “디지털 치료제(디지털 치료기기, DTx)의 임상적인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를 시행하고 결과를 내야 하는 가운데, 현실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방법론에 대한 적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디지털 치료제가 전통적인 연구방법론을 통해 어느 정도는 검증되더라도 현실에 맞는 것을 연구해야 한다”라며 “디지털 치료제 자체가 선제적인 시도들이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고 전제했다. 
 
조 교수는 “임상 현장에서 쓰일 수 있도록 검증과정을 거쳐야 한다. 효과성에 대해서는 원천약물, 원천기술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라며 "상대적으로 비침습적인 치료 방법이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고 안전하다고 하지만, 대상 적용이 되는 부작용 검증이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 디지털 치료기기 인허가를 통해 효과가 검증된 디지털 치료제라도 여러가지 사용성이 문제될 수 있다”라며 “임상 현장에 맞는 허가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회 차원에서 다각도의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디지털 치료제가 질환 중심으로 허가를 진행하더라도 갈수록 모듈 형식으로 개발과 안착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조 교수는 ‘“환자의 독특한 임상 특성에 맞춰서 의사의 전문적인 소견이 들어갈 수 있도록 디지털 치료제를 구현해야 한다. 그래야 의사들 입장에서 처방성을 높일 수 있고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증 환자가 우울도 있지만 증상에 따라 불안, 조울 등 여러가지 모듈을 조합하고 여기에 디지털 치료제가 개입할 수 있도록 방향성을 잡아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조 교수는 “디지털 치료제라 하더라도 꼭 전문의약품으로 한정짓는 것이 아니라 일반의약품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저널에서 연구된 다양한 치료제도 검토하고, 마치 건강기능식품을 관리하듯이 폭넓게 연구를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수가에 대해서는 “정신건강의학회는 인지행동치료로 묶어서 디지털 치료제를 처방할 수 있다고 보는데, 사람이 하는 것과 디지털치료제가 할 수 있는 것을 구현 가능하도록 전략적인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동시에 수가를 받을 수 있는 전통적인 전략이 나와야 한다”라며 “디지털 치료제를 교육하고 관리하는 코디네이션 인력이 어떻게 수가에 반영될 것인지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독과 불면증 디지털치료제를 개발 중인 웰트 강성지 대표는 “디지털 치료제는 네비게이션이라고 표현한다. 환자들은 어떤 치료를 향해 데려다달라고 하고, 의사들은 어떤 길로 어떤 치료를 할지 고민한다”라며 "다만 어디까지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검증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했다.

강 대표는 “디지털 치료제라고 굳이 규명하지 않아도 코로나19 앱을 통해 감염병 디지털 치료제로 경험했다고 본다. 메르스 때만 해도 역학조사를 한다고 일일이 접촉자를 찾아가서 동선을 추적했지만, 코로나19에서는 웨어러블기기나 기지국 접속 내역, 카드결제 내역 등을 파악하고 분석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이전에 하지 못했던 정밀한 데이터로 저렴하게 방향성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네비게이션은 과속카메라에 GPS, 속도 등을 다 반영해 어느 길로 가는 것이 가장 빠른지를 결정한다"라며 "디지털 치료제도 실제 웨어러블기기 데이터를 반영하거나 결제 데이터를 끌어와서 오후에 커피를 마셨는지 등까지 확인할 수 있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기존 의학에서는 하고 싶었고 해야 하지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 이를 어떻게 하면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한 과제가 남겨져있는데 이제는 '치료제'라는 단어 안에 잘 반영될 수 있는 환경 요건이 갖춰졌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디지털 치료제는 리얼월드에비던스(RWE)를 통해 의학에서 다루지 못했던 부분도 증명하고 다른 방식으로도 충분히 검토하고 분석해볼 수 있다. 의료현장에서 연구를 거쳐 디지털 치료제의 효과를 증명할 수 있고, 앞으로 세계 속에서 우리나라가 선도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서울대 심리학과 안우영 교수는 “디지털 치료를 하더라도 오프라인에서 잘 되고 있는 치료법과 결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하나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디지털 치료기법을 잘 결합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디지털 치료제는 비약물적 치료이기 때문에 의사 중심이 아니라 공학 등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도 잘 협력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와 의사들이 협력하고 이를 통해 기술과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제언했다.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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