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검사와 불면증 치료 '스마트폰'으로 집에서 해결되는 시대 올까

[세계 수면의 날 특별기획] 수면 중 숨소리 분석해 수면 질 측정…인지행동치료 기반 디지털치료기기로 불면증 치료

사진=브레이너제이 유튜브 채널 중계 영상 갈무리
 
'세계 수면의 날' 특별기획 

세계수면학회(World Association of Sleep Medicine, WASM)는 수면과 관련된 의료·교육·사회적인 문제를 환기시키고, 수면장애를 예방·치료함으로써 수면질환과 관련된 사회적인 부담을 낮추기 위해 매년 낮과 밤이 똑같아지는 춘분 직전 금요일을 '세계 수면의 날' (World Sleep Day)로 정하고 있다. 올해 세계 수면의 날은 3월 17일이며, '수면은 건강에 필수적이다(Sleep is Essential for Health)'를 슬로건으로 내세워 세계 각지에서 관련 행사가 마련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세계 수면의 날에 발표된 수면건강과 수면산업의 주요 내용을 모아서 다뤄본다.  

①경제 불황에 불안·우울로 잠 설치는 사람↑…한국인 85% 수면의 질 저하 증상 경험
②수면장애가 산업계에도 큰 영향...디지털 치료기기 1호 '솜즈', 불면증 치료제로 포문
③스탠퍼드대 쿠시다 교수 "실험실에서 하는 수면 연구, 5~10년 안에 집에서도 할 수 있을 것"
④수면 검사와 불면증 치료 '스마트폰'으로 집에서 해결되는 시대 올까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바쁜 일상 속에 꿀잠의 가치가 더욱 커지는 가운데 간편하게 집에서 수면의 질을 측정할 수 있는 홈 슬립 모니터링(Home sleep monitoring)과 불면증을 치료하는 디지털치료기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정훈 교수는 16일 서울 동대문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에서 열린 ‘슬립테크 라이프 2023’에서 스마트폰 앱을 통해 잠자는 동안의 소리를 녹음하는 방식으로 집에서도 수면의 질을 측정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했다.
 
지금까지는 수면 관련 질환을 진단하기 위해 환자가 여러 개의 센서를 몸에 단 채로 병원에서 하룻밤을 자면서 수면다원검사를 받아야 했다. 문제는 하루라는 시간이 환자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기에는 너무 짧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똑 같은 사람인데도 어떤 날은 수면무호흡지수가 정상일 때가 있는가 하면, 다른 날엔 급사할 정도로 위험한 수준까지 치솟기도 한다”며 “이렇게 변동이 심한데 병원에서 하루 검사하고 정확하게 환자를 평가하는 건 어렵다”고 했다.
 
이어 “기존 방법들의 경우 비용이 많이 들고 사용도 쉽지 않다”며 “이런 이유로 의학계에서도 수면을 검사하는 방법이 달라질 필요가 있다는 문제 제기가 있어왔다”고 했다.
 
이에 병원이 아닌 집에서, 센서와 같은 별다른 장치를 달지 않고도 수면 검사를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수면 중 소리를 스마트폰 앱을 통해 녹음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를 병원에서 쓰이는 슬립테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소비자 슬립테크(Consumer Sleep Technology)라고 지칭하며  “소리 기반 수면 모니터링은 여러 날에 걸쳐 즉정이 가능하고 몸에 닿는 장치가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어 활용 가능성이 무궁 무진하다”고 했다.
 
홈 슬립 모니터링, 편의성 높고 가능성 무궁무진…에비던스는 더 쌓아야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인영 교수 역시 수면 양상은 날마다 차이가 크다며 지속적인 추적이 가능한 홈 슬립 모니터링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윤 교수는 “침대에 누워있는 총 시간을 보면 정상인 대비 불면증 환자에서 일간 변동이 크게 나타난다. 수면 중 다리를 떠는 하지불안증후군도 일간 변동이 매우 큰 질환”이라며 “하지만 매일 병원에서 측정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간편하게 적용할 수 있는 홈 모니터링 기술이 필요한 이유”라고 했다.
 
이어 “질병 단계로 이어질 수 있는 사람들의 경우, 홈 모니터링을 통해 조기에 스크리닝하고 더 자세한 검사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윤 교수는 홈 슬립 모니터링 기술이 추가적으로 에비던스를 쌓아가야 하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그는 “여러가지 홈 슬립 모니터링 솔루션이 나왔지만 가장 큰 문제는 효과 판정이 아직 잘 안 됐다는 것”이라며 “이용이 편리한 솔루션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골드 스탠다드인 검사와 비교해서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치료기기, 전통적 인지행동치료 제약 극복 가능…잘 사용하게 하는 게 관건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신재용 교수는 불면증 치료에서 디지털치료기기의 가능성에 대해 소개했다.
 
불면증 치료는 크게 먹는 약과 인지행동치료(CBT-I)로 구분된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외에서 인지행동치료에 기반한 불면증 디지털치료기기들이 출시되며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의 경우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최초의 디지털치료기기로 허가를 받은 에임메드의 ‘솜즈’가 불면증 치료용이다. 뒤이어 웰트, 에이슬립 등도 관련 제품들을 준비 중인 상태다.
 
신 교수는 전통적으로 사람이 행하는 인지행동치료의 경우 일정 조율의 어려움, 사회적 낙인 우려, 높은 비용, 질 관리, 순응도 문제 등의 제약이 있다며 디지털치료기기는 이런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가장 힘든 게 (사람의) 행동을 바꾸고 그걸 유지하게 하는 것”이라며 “실제로 헬스장에서 PT를 받으면 살이 빠지니까 혼자서도 할 수 있겠다고 PT를 그만두자마자 다시 체중이 늘어나지 않느냐“고 했다.
 
이어 “인지행동치료는 유지가 가능하다. 불면증 환자에게 디지털로 교육했더니 행동이 바뀌었고, 이후에 증상이 악화되지 않고 유지가 됐다는 것”이라며 “이게 아직 시장이 충분히 성장하지 못했음에도 디지털치료기기에 대해 기대감을 갖게 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관건은 환자들이 디지털치료기기를 얼마나 잘, 꾸준히 사용할 것인지 여부다. 더군다나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면 이는 더욱 장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신 교수는 “(디지털치료기기가) 어떻게 환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고, 건강보험공단을 설득해 돈을 달라고 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며 ▲객관적인 수면 정보 제공 ▲개인맞춤형 서비스 제공 ▲순응도 강화 ▲대중 인식 제고 ▲쉬운 접근성 보장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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