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측성 두통이 다 편두통은 아니다"

대한두통학회, 23일을 '두통의 날'로 지정

캠페인 통해 부족한 질환 인식 제고



머리 한쪽을 손으로 누른 채 불쾌한 표정으로 진료실을 내원하는 환자들이 있다.
 
십중팔구 그 환자의 머릿속엔 이미 '편두통'이라는 셀프 진단이 확고하게 자리잡는다.
 
의사는 질환에 관한 설명도 설명이지만, 편두통이 아닐 가능성을 이해시켜야 한다.
 
두통이라는 증상 앞에 붙은 '편'이라는 일음절 하나(영어 역시 '일측성 두통'이라는 뜻의 그리스 단어가 어원이지만) 때문에 주관이 뚜렷한 국내 환자들은 양측성이 아닌 모든 두통은 편두통으로 간주해 버렸다.
 
 
1월 23일 두통의 날 캠페인


대한두통학회 조수진 부회장


"사실 편두통은 체하면서 아픈 두통, 메슥거리거나 울렁거리는 두통에 가깝다."
 
조수진 교수(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신경과)는 올해 시작한 '두통의 날(1월 23일)' 캠페인을 기념한 기자간담회에서 편두통을 간단하게 설명해줬다.
 
대한두통학회의 부회장이기도 한 조 교수는 "편두통은 한국에서 당뇨보다도 더 업무시간을 빼앗아 부담을 주는 질환"이라며, "긴장성 두통이 가장 흔하지만, 병원을 찾을 정도의 반복되는 경우엔 편두통이 더 흔하다(43%>27%)"고 강조했다.
 

대한두통학회는 이번 기자간담회를 통해 편두통뿐만 아니라 일반인이 간과하기 쉬운 두통의 일반적인 특징에 관해 설명하고 홍보했다.
 
특히 첫 '두통의 날' 캠페인의 일환으로, 전국 14개 병원 신경과에서 실시한 만성두통 환자의 '삶의 질'에 관한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성 두통은 장애와 같다"
 
만성두통 환자 351명이 참여한 이번 설문 결과 응답자 4명 중 2명은 두통으로 인해 업무나 학습 능률이 절반 이하로 감소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4명 중 1명은 최근 3개월 동안 직장이나 학교에 결근 혹은 결석을 경험했다.
 

최근 3개월 동안에 두통으로 인해 직장이나 학교에 결근, 결석한 경험이 있습니까? (N=351명)
 

최근 3개월 동안에 직장에 출근 또는 학교에 출석한 상황에서, 두통으로 인해 업무나 학습 능률이 절반 이하로 감소한 것을 경험한 적 있습니까? (N=351명)
 
 
응답자 78%는 최근 1개월 이내에 진통제 복용 경험이 있었지만, 만족을 보인 비율은 25% 정도에 그쳤다.
 
두통으로 최근 1개월 동안 진통제를 복용한 경험이 있습니까? (N=351명)

 

진통제 복용에 대한 만족도는 어떻습니까? (N=274명)

 
 
주민경 부회장(한림대 성심병원 신경과)은 이와 관련, "질환 때문에 일을 못 하는 것은 두통으로 인한 일종의 장애라고 볼 수 있다"면서 "만성두통은 업무와 학업을 수행하는 데에 지장을 초래해 삶의 질 보호를 위해서라도 신속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덧붙였다.
 
 

대한두통학회 김병건 회장


대한두통학회의 김병건 회장(을지대 을지병원 신경과)은 "만성두통의 경우 진통제 복용만으로 해결되지 않고 남용할 땐 오히려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고 설명하고, "두통이 장기간 지속하면 전문의와 상담해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대한두통학회
대한두통학회는 유병률이 증가하는 두통에 관한 연구를 위해 신경과와 소아청소년과 등 다양한 분야의 뜻을 모아 결성한 국내 유일의 두통 분야 학회다. 현재 1,5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국내외 학술대회와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진료지침, 교과서를 편찬하는 학문적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1월 23일 '두통의 날'
대한두통학회는 부족한 질환 인식으로 인해 치료받는 환자 비율이 현저히 낮은 두통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고 질환 인식을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1월 23일을 두통의 날로 지정하고 다양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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