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의대정원 2000명 확대를 둘러싸고 정부와 의료계가 '강대강'으로 대치하면서 정치권도 점차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의대 증원의 필요성을 강조해 온 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이 정부에 제동을 걸면서 향후 정국이 어떻게 흘러갈지 의료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야권은 정부의 의대증원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데 대해 일제히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어떻게 한꺼번에 2000명을 증원하겠다는 발상을 할 수 있나”라며 "정부가 정략적 목적으로 무리한 증원 숫자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의대정원을 400명 확대하려다 의료계 반대에 막혀 실패한 바 있다. 이후에도 의대 증원의 필요성을 지속해서 주장해 왔는데, 그런 민주당마저도 정부의 정책 추진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야권의 개혁신당 역시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준석, 이낙연 공동대표 모두 일부 의대증원은 필요하지만 지금과 같은 과격한 방식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 회의에서 “비현실적인 증원 규모”라며 “파급 효과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터져 나오는 '좋아 빠르게 가'라는 식의 국가 운영은 국가를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낙연 대표 역시 최근 본지를 통해 “갑작스러운 대폭 증원으로 의료계의 혼란을 초래하면서도 정작 시급한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라고 했다.
야당은 정부∙여당이 총선을 두 달여 앞두고 표심을 잡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재명 대표와 이준석 대표 모두 "추후에 여권 유력인사가 중재자로 나타나 증원 숫자를 조정하는 형태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 같은 야권의 움직임과 관련해 의료계의 반응은 갈린다.
의료계 관계자는 “정부가 의대증원을 비민주적으로 진행하니 야권이 빈틈을 노린 것 같다”며 “운신의 폭이 전혀 없던 의료계 입장에서는 유리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이준석 대표의 ‘약속대련’ 발언 등은 오히려 정부와 의료계가 타협할 여지 자체를 없애버린 셈이라 우려된다”며 “의대증원도 법 제개정 없이 정부 차원에서 추진할 수 있는 문제라 야당이 막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의료계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의대정원 문제가 정치 쟁점화된 상황에 불만을 표하며,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주수호 언론홍보위원장은 “비대위 상임위원들과 얘기를 해봐야겠지만 야당과 만날 용의는 있다”면서도 “중재를 위한 제스처를 취하는 자리가 아니라 왜 의사들이 의대증원에 반대하는지, 의사들이 생각하는 필수의료를 살릴 방법은 무엇인지 진솔한 얘기를 듣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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