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피과 전공의 지원사업 예산, 대형병원으로 편중

국회예산정책처, “수혜자 재정 여건 우수한 대형병원 소속 전공의에 한정될 가능성 커”

“단기해외연수, 기피과 전공의 충원율 제고에 실질적 대안되지 못해”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윤영채 기자] 상대적으로 수련환경이 열악한 공공·중소병원 수련병원 전공의가 전공의 등 육성 지원 사업 혜택을 충분히 볼 수 있도록 지원의 균형성을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17 회계연도 결산 위원회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공의 등 육성 지원 사업의 지원현황을 보면 전공의 참여인원은 40명 내외인데 지원인원의 대부분이 대형병원(상급종합병원) 소속 전공의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중소병원 등에서 수련중인 전공의들은 거의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4년부터 충원율이 저조한 육성지원과목 전공의를 대상으로 사기 증진과 선진 의술 습득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단기해외연수 경비 지원 사업을 전개해왔다.

2017년도 전공의 등 육성 지원 사업 실집행현황을 보면 교부액 9600만 원, 총 집행액은 6500만 원으로 실집행률은 67.7%로 조사됐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러한 참여자 편중문제는 전공의 상당수가 상급종합병원 소속이라는 점과 공공중소 수련병원의 경우 대체인력이 부족해 소속 전공의에게 해외연수를 허용하기 어렵다는 점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특히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시행으로 2017년 12월 23일부터 전공의의 수련시간이 4주 평균 80시간으로 제한됐기 때문에 각 수련병원 전공의 대체인력 부족현상은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공의 등 육성 지원 사업 실효성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는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16년도 회계연도 결산 분석종합’ 자료에서도 사업 지속의 필요성이 낮다고 지적한 바 있다.

A 의과대학 교수는 “(기피과의 경우) 수도권 대학병원에서도 전공의를 못 구해 전전긍긍인데 중소병원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설사 온다고 해도 받아줄 수 있는 여건도 안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단기 해외연수 지원이 대형 대학병원 전공의에게는 잠깐의 사기 증진이 있을 수 있겠지만 중소·공공병원 전공의 확보에는 아무 영향도 없다. 미봉책일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3월 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도자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육성지원과목 전공의 중 단기해외연수 경비를 지원받은 사람의 비율은 2014년 1.4%, 2015년 1.7%, 2016년 1.5%, 2017년 1.3%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도자 의원은 “단기해외연수 지원 역시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과목별 전공의 수급 불균형 개선을 위해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전공의 등 육성 지원 사업에 대한 전공의 참여율은 더욱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보건복지부는 의료현장의 사정상 전공의 등 육성 지원 사업 수혜자가 재정여건이 우수한 대형병원 소속 전공의에 한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지원의 균형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집행상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사업의 본래 취지가 흐려지고 있다는 지적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는 전공의 육성지원사업의 안정적 시행을 위해 인력 양성에 대한 근본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삼척의료원장을 지낸 적 있는 연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서영준 교수는 “전공의들에게 해외연수를 보내주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봐선 안된다”라며 “고난도 수술 등 열악한 수련환경의 진료과에 대해서는 수가를 비롯해 제도적 지원이 따라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동시에 보상시스템을 개편하고 인력양성을 재검토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공의 기피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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