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민 위원장 "2000명 증원 정당하다더니...두달만에 500명 줄여 1500명이 된 이유는 뭔가"

[의료대란 청문회] "전공의 이탈 기간 예상하지 못하고 증원 규모도 500명 감축…이러니 주먹구구 소리 듣는 것"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사진=국회TV 실시간 생중계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박주민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26일 의료계 비상상황 관련 청문회에서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이 정당했다고 주장하는 보건복지부의 허를 찔렀다. 

'2000명 증원이 정당하고, 그렇게 필요하다고 해놓고 어떻게 두 달만에 4분의 1을 줄일 수 있느냐'는 논리다. 특히 정부가 2000명 증원의 근거라고 주장하던 3가지 연구 보고서 역시 박 위원장에 의해 '증원의 명확한 근거로 볼 수 없다'는 취지 답변이 도출되면서 박주민 위원장이 이번 청문회에서 단연 핵심으로 떠올랐다. 

박주민 위원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의원들 질의응답 사이에 직접 참여해 복지부 측 논리를 정면 반박했다. 

박 위원장은 "애초에 전공의들의 어느정도 이탈을 예상했나"라고 질의했고 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언제까지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넉 달이 넘게 공백이 계속될 것이라고 미리 예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비슷한 질의에 앞선 오전 질의에선 박민수 차관은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사직하고 현장을 이탈했을 경우 의료계 내에서는 3~4주 이상을 버티기 어렵다고 예상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해당 답변에 대해 박 위원장은 "그래서 답답한 것이다. 차관은 3~4주면 진정될 것이라고 하더라. 지금 많이 자제하고 있는데 이런 것이 주먹구구식을 보여주는 예"라며 "그렇게 (전공의 이탈이) 장기간이 될 것인지 몰랐다는 자세 때문에 이런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국민 생명이 장난인가"라고 질타했다. 

그는 "2000명 증원 발표를 했던 날이 2월 6일이다. 지금 최종적으로 확정된 증원 규모는 1500명이다. 두 달만에 500명이 줄었다. 복지부는 그렇게 노력을 거치고 전문가 토론을 통해 증원 규모를 확정했다는데, 어떻게 두 달만에 500명, 2000명 전체의 4분의 1을 줄일 수 있나. 2000명이 그렇게 합리적이고 과학적이고 필수불가결했다면 500명을 줄일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증원이 필요하다고 한 숫자가 두 달만에 4분의 1로 줄어드는 것 자체가 비과학적이고 주먹구구라는 증거다. 심지어 4분의 1을 날릴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막 정한 숫자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주민 위원장이 목소리를 높이며 강하게 질타하자 여당 간사인 김미애 의원은 "자제해달라"고 요청했고 박 위원장은 "듣다 보니 하도 답답해서 끼어들었다. 흥분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2000명 증원은 정당했다는 복지부 주장이 반복되자 박 위원장은 재차 나섰다. 

그는 "법원 판결문에 보면 반복적으로 2000명 증원 근거가 미흡하다고 돼 있다. 재판 과정을 들어보니 제출하라고 한 자료를 제출 안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여기 와서도 장관은 자료를 검토해서 합리적이고 근거가 충분하다고만 말하고 있다"며 "부탁하는 자료를 못내는 것인지, 안내는 것인지 믿어달라고만 하면 믿어야 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2000명 증원 근거라고 하는) 3개의 보고서 중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우 어느 수준에서 증원해야 한다고 돼 있나"라고 질의했고 조규홍 장관은 "4~5%라고 돼 있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150~300명 수준"이라고 답했다. 

다시 박 위원장은 "나머지 보건사회연구원과 홍윤철 교수 보고서는 증원 규모가 제안돼 있나"라고 물었고 조 장관은 "그렇지 않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선 의대정원 2000명 증원 규모는 복지부 장관이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는 답변도 나왔다.

민주당 서영석 의원은 "2000명 증원이 정말 지역의료격차 해소를 위해 잘한 결정이라면 '용산 대통령이 결정했다', '장관이 결정했다'고 명확히 주장할 수 있는데 왜 하지 않았나"라고 질의했다. 

이에 조규홍 장관은 "제가 결정한 사안이다. 전문가 의견을 다 듣고 하루 빨리 의사공급, 의료인력 수급 균형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의대 교육 6년을 고려해 2035년까지 5년 안에 증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제가 결정한 이후 보정심(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회의 전에 2000명 증원을 올려서 논의하겠다고 대통령실 사회수석실에 연락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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