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손실보상 지원책‧현장 맞는 지침 표준화 등 의료현장 개선책 촉구

오미크론으로 환자 10배까지 증가 가능…의료계, 낙관적 기대버리고 최악 대비하자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비상대책본부는 18일 국회도서관에서 의사협회와 병원협회 등 19개 주요 의료계 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오미크론 대비 코로나19 장기전 의료체계 대토론회'를 진행했다. 사진=신현영 TV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향후 예상되는 많은 수의 확진자가 실제로 나왔을 때 의료대응이 가능하다는 현장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 잡으면서 전염력은 2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이에 따라 확진 수는 2배가 아니라 최대 10배까지도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내에 병상이나 이송, 환자 분류 시스템 등 의료 전반에 걸친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의료계의 주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비상대책본부는 18일 국회도서관에서 의사협회와 병원협회 등 19개 주요 의료계 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오미크론 대비 코로나19 장기전 의료체계 대토론회'를 진행했다.
 
현장에 맞는 지침 표준화‧최악의 상황 대비돼야
  
이날 모인 참가자들은 감당 가능한 의료대응체계 구축을 위해 선제적인 대비가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대를 이뤘다. 특히 이들은 환자 폭증 시 경증환자와 위중증 환자에 대한 차별화 된 진료시스템를 미리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진료지침을 현장에 맞게 표준화하고 최악의 상황을 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예상 시나리오가 준비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대한감염학회 김남중 이사장, 대한응급의학회 김원영 정책이사, 대한중환자의학회 서지영 차기 회장

대한감염학회 김남중 이사장은 "의료인 개인 보호장비 같은 경우 아직도 현장에선 4종 보호구를 표준으로 하고 있어 현장에서 느끼는 갭이 심한 상태"라며 "이런 부분부터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최악의 상황에서 락다운까지 갈 것인지, 어떤 방향이 적절한지 논의가 필요하다. 정부는 확진자가 늘어나면 일차의료기관에서 환자를 봐야한다고 말하지만 음압시설이 없는 곳에서 안전하게 확진자 진료가 이뤄질 수 있을지 논의가 필요하다. 현재 정책은 디테일한 부분이 부족하고 전체적으로 너무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항상 악화된 상태에 대한 플랜비가 준비돼야 한다"고 전했다.
 
대한응급의학회 김원영 정책이사는 "환자가 상급종합병원으로 왔는데 발열 밖에 없어 재택치료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는데 데릴러 올 가족이 없고 보건소 구급차를 기다리는데 하루 이상이 걸린적이 있다"며 "이런 식으로 대형병원에서 경증환자를 제때 전원시키지 못하는 방식으론 오미크론 대응이 어렵다"며 "경증환자가 대형병원까지 오지 않고 적절히 치료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장 감염 관리도 표준화돼야 한다. 현장에서 느끼기에 의료인의 자가격리가 필요없는 상황에서도 지자체에서 의사의 자가격리 2주를 명령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며 "또한 응급실 내 코호트격리구역을 만들어 효율적으로 코로나 환자를 진료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도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중환자의학회 서지영 차기 회장도 "오미크론으로 인해 중환자가 많이 발생돼 자원이 그쪽으로 쏠리게 되면 다른 환자를 볼 수 있는 자원도 줄어들 것이라는 부분을 명심해야 한다"며 "환자 진료가 가능한 병상 수를 제대로 파악하고 방역 정책에 따른 의료자원 분배를 적절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초진은 대면진료 확대가 바람직…환자 전원 보다 신속히 이뤄져야
 
대한중소병원협회 김병근 정책이사, 대한요양병원협회 윤희상 국제이사,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 대책본부 전문위원회 염호기 위원장.

코로나19로 인해 경증환자의 경우 생활치료센터나 재택치료 시 비대면진료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초진의 경우 무조건 대면진료를 원칙으로 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비대면진료만으로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기 어렵고 비대면진료에 따른 경구치료제 처방 등에서 부담감을 느낀 의사들이 많다는 취지에서다.
 
대한중소병원협회 김병근 정책이사는 "이송 전 환자 사망을 최대한 줄이자는 취지로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가급적 대면진료를 원칙으로 하자는 얘기를 협회 차원에서 했다"며 "대면진료를 통해 엑스레이나 CT, 피검사를 적극적으로 하고 경구치료제도 원내 처방을 통해 보건소 부하를 줄이도록 했다"며 "그러나 현장에선 정해진 부분이 없고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 보니 잘 지켜지지 못하고 있어 아쉽다"고 하소연했다.
 
대한요양병원협회 윤희상 국제이사는 의료기관 간의 환자 의뢰를 보다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현재는 환자 개인정보와 역학조사 등 행정적 작업을 한다고 보건소와 방역당국에서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된다"며 "이 과정에서 환자 전원과 이송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원내 집단감염이 현실화되고 있다. 병원 대 병원 의뢰를 보다 빠르게 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기관 손실보상 지원 확대…백신 이상반응 조사와 보상 구분해야
 
의료기관에 대한 지원 방안을 강화하자는 견해도 나왔다.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 대책본부 전문위원회 염호기 위원장은 "의료기관도 사회 필수 재화다. 현재 폐업 지경의 의료기관이 많은데 손실보상이 더 강화돼야 한다고 본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의료기관에 대한 국가 지원금은 우리나라가 세계 평균으로 봤을 때 하위 수준이다. 해외처럼 과감한 손실보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재택치료와 관련해서도 "현 재택치료시스템은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는 간호사가 24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데 환자가 10배 이상 대폭 늘어나면 현재처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의사가 하루 2번 비대면 진료를 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고 외래진료시스템과 야간 당직 콜 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신 이상반응 조사와 보상을 별개로 하고 일차의료기관의 신속항원검사도 진단검사의 메인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이종구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코로나19 특별위원회 차기위원장은 "백신 접종에 따른 이상반응에 대한 과학적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데 앞으론 조사와 보상을 별개로 가야 한다. 안전성과 유효성은 과학적으로 독립성 있게 조사하고 보상은 특별법을 만들어 일괄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김무영 대한공공의학회 학술이사(중랑구 보건소장)는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해 현재의 추적과 검사, 격리 시스템은 현실에 맞게 수정돼야 한다. 보건소 중심 PCR 검사에서 일차의료기관 중심의 신속항원검사 진단을 메인으로 하고 PCR 검사만 확진판정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기관 항원검사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역패스, 음성‧확진경험 있어도 패스 VS 집단감염 많은 지역 더 강화
 
서울대병원 홍윤철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 한국역학회 오미크론 코로나19역학위원회 이주영 위원, 정통령 중앙방역대책본부 총괄조정팀장. 

방역패스에 대한 개선방안도 논의됐다.
 
서울대병원 홍윤철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은 "방역패스는 국민 참여가 기본이 돼야 한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국민 참여가 없는 방역은 성공하기 어렵다"며 "방역패스 속에 백신을 접종한 이들도 패스, 음성도 패스, 과거 확진 경험이 있는 경우도 패스, 동선 추적에 따라 위험성이 없는 경우도 패스하는 등 참여 방역을 이끌 수 있는 방향이 모색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역학회 오미크론 코로나19역학위원회 이주영 위원은 "방역패스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함께 쓸 수 있는 무기"라며 "디테일하게 정한다고 한다면 집단감염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방역패스를) 강화하는 방안도 고려될 수 있다"고 전했다.
 
정통령 중앙방역대책본부 총괄조정팀장은 "방역패스를 처음 도입했던 이유는 락다운 없이 백신을 접종했거나 음성이 확인된 이들을 보다 안전하게 보호하고 사회 기능을 빨리 회복하려는 수단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정책은 유행 상황에 따라 유효성이 좌우된다. 오미크론이 유행하면서 돌파감염이 많아 당초 도입 때보다 효용이 떨어질 수 있어 상황에 따라 유연한 정책적용이 필요해 보인다. 방역패스 적용을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 부분에서 적용하는 방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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