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와 '타협' 보단 '정원 확정'이란 강수 통해 전공의 사직 한 달 이상 피로감 불식 의도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정부의 의대정원 규모 확정이 사실상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정부는 오늘(20일) 오후 의대 증원 규모 2000명에 대한 대학별 배정 작업을 마무리하고 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15일 첫 배정심사위원회가 열린 뒤 일주일도 되지 않아 이를 확정하는 셈이다. 애초에 배정 확정이 4월 초 정도로 예상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가 그야말로 일사천리로 증원 확정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속도전은 최근 상승세를 타다 주춤하고 있는 대통령 지지율을 의식한 탓으로 보인다.
이날 2000명 증원에 따른 대학별 배정 작업이 마무리되면 사실상 의대정원 문제는 타협의 여지가 사라지게 된다.
즉 의료계와의 '타협' 보단 오히려 '정원 확정'이라는 강수를 통해 전공의 파업이 한 달 이상으로 길어지면서 생겨난 피로감 등을 불식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정부가 일부 양보해 의료계와 협상하는 것 아니냐'는 '의정 타협론'도 자연스럽게 종식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25학년도 입시전형 일정을 고려했을 때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혼란으로 인한 불만도 조기에 막겠다는 전략도 내포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날 2000명 증원에 따른 의대별 배분이 확정되면 의정 갈등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확률이 높다. 가장 불만이 많은 의대정원 증원 문제가 협상 대상에서 제외될 경우 의료계 내 불만이 더 가중될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주 대한의사협회 차기 회장 선거가 맞물려 강경파 회장이 선출되면 극단적인 의정 대치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김강현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의대별 정원을 확정해 발표하면 이는 사실상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 마지막 다리마저 끊는 행위"라고 말했다.
한편 의대별 배정과 관련해 정부는 지역의료 발전과 소규모 의대의 역량 강화를 역설해 온 만큼 증원분 80%를 비수도권에 배분할 것으로 보인다. 비수도권 거점 국립대 9곳은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제주와 강원 지역을 제외하고 정원이 최대 200명까지 늘어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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