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가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 박찬순 교수는 수면장애가 단순히 개인의 문제를 뛰어넘어 사회경제적 문제로 확장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수면무호흡증 등 증상으로 인해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하게 되면서 주간 피로가 쌓이게 되고 이로 인해 업무 상황에서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그는 대중교통과 중요 기간산업 등에 종사하는 직업군을 대상으로 수면다원검사를 건강검진에 포함해 검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찬순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잦은 각성 등으로 정상적인 수면구조가 교란된다. 이는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정상적인 신체 회복을 저하한다”며 “수면무호흡증을 치료는 5년, 10년 후에 생길 수 있는 많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이는 개인적 관점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관점으로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수가 이용하는 대중교통은 많은 이들의 생명과 직결돼 있다. 이 때문에 대중교통 운수업에 종사하는 이들의 적절한 수면을 국가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이 외에도 중요한 산업에 종사하는 이들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수면장애와 수면무호흡증과 관련된 박찬순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그는 오는 7월 8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되는 '대한민국꿀잠프로젝트: 슬립테크2021(국제수면산업박람회)에서 어떻게 코골이가 수면무호흡증으로 이어지며 수면무호흡증이 국가적인 문제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수면 건강에 특별히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이비인후과 전공의 시절부터 많은 수면무호흡 환자들과 수술을 접해볼 기회가 있었지만 진단 및 수술 후 결과 등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서 정확히는 알지 못했다. 그러나 분명 많은 환자들이 치료받기를 원하는 수면질환이 있음을 알고 부족함을 느끼던 중 성빈센트병원으로 스탭으로 부임하면서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수면질환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 그리고 치료 결과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됐다.
-특별히 관심 갖고 있는 수면질환은 무엇인가?
수면질환이라는 분야는 다양한 질병군을 포함하고 있다. 이는 불면증 등 수면각성장애부터 수면무호흡증과 같이 호흡 관련 수면장애, 이상수면과 악몽, 하지불안증후군 등을 포함하는 사건수면까지 포함하고 있는 광범위한 개념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수면무호흡증이 포함되는 호흡관련 수면 장애에 중점을 두고 진료에 임하고 있다.
-수면무호흡과 수면과의 상관관계를 설명해주신다면?
수면무호흡증의 진단 기준은 반복적인 상기도의 폐쇄로 인해 시간당 수면무호흡·저호흡이 5회 이상이 확인될 때다. 여기에 낮 졸리움 등 주간증상이 있다면 수면무호흡증후군으로 진단하게 된다.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잦은 각성 등으로 정상적인 수면구조가 교란되고 수면의 질이 떨어지게 되므로 수면으로 신체적 정신적으로 회복되는 정상적인 과정이 방해받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수면무호흡증이 있다면 전반적인 신체 건강(합병증)이 안 좋아지는지?
수면으로 신체 및 정신적으로 회복되는 과정이 매일 밤 반복적으로 방해를 받는다면 신체기능과 정신적으로 많은 문제가 일어난다. 가장 대표적인 합병증으로는 심장, 뇌혈관 질환과의 연관성이 알려져 있고 최근 들어 당뇨 등 대사성 질환과 치매 등과의 연관성이 밝혀지고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오늘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는 것이 5년, 10년 후에 생길 가능성이 높은 많은 중요질환을 어느정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개인적 관점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관점으로도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코를 고는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많다. 어느 정도 선이 넘어야 수면무호흡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봐야하는지.
본인이 코를 고는 것은 주위 분들에게는 성가신 문제이나 본인은 정작 큰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코골이가 단순한 코골이로 끝나지 않고 수면중 호흡의 문제 즉, 저호흡과 무호흡이 있음을 알려주는 경고음일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경고음을 계속 무시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듯이 우리 몸이 내는 경고음이 있을 때는 반드시 수면질환의 전문가의 진료 및 수면다원검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수면무호흡 이외에 잦은 각성을 유발해 주간증상을 유발하는 상기도 기도저항증후군등의 가능성도 있습니다.
-나이가 많지 않은 아이들도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할 수 있나. 발생한다면 성인과 다른 소아 발생의 특징이 있다면.
소아에서도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합니다. 다만 성인과는 매우 다른 특성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소아 수면무호흡증의 증상은 지속적인 코골이, 수면 중 땀을 많이 흘리거나 수면 중 잦은 자세변환 등을 보일 수 있고 주간에 성인과 다르게 과잉행동을 보이거나 학습능률이 떨어지고 저체중 등 신체 성장이 더디게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남자에서 발생빈도가 높은 성인과 달리 남녀비가 비슷하고 무호흡보다는 저호흡 위주로 나타난다. 또한 다양한 원인을 가진 성인 수면무호흡증과 달리 편도와 아데노이드 비대증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수면무호흡증의 위험인자는 무엇인가.
코골이나 수면중 호흡장애를 보이면 낮에 힘들었거나 고단해서 그렇다고 인식하던 시기가 분명 있다. 물론 일과성으로 그럴 가능성이 0%라고 할 수 없으나 반대로 관찰자가 그런 증상을 보이는 사람을 매일 수면 전체를 관찰할 수 없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일반화는 위험하다.
수면무호흡증의 위험인자로 대표적인 것들이 연령, 비만, 성별이다. 우리는 이미 고령사회로 진입했고 비만이 중요한 건강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다. 따라서 앞으로 수면무호흡 환자가 증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이를 진단 치료하는 것은 개인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됐다고 생각한다.
-수면무호흡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수면무호흡증의 치료는 크게 양압기 치료, 수면무호흡 수술, 구강내 상기도 확장기로 나눌 수 있고 그 외 상기도 근기능 운동 등 도움을 줄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있다. 일반적으로 수면무호흡 치료법은 연령에 따라 분리해 생각해야 하며 성인의 경우 양압기 치료가 우선 고려대상이나 소아는 편도아데노이드 절제술이 우선 고려대상이다. 그러나 이런 치료방법 선택은 일반적인 조언이며 환자 개인의 다양한 상황에 모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전문가의 진료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최근 관심을 갖고 있는 수면관련 연구 주제는 무엇인가.
2018년 7월 양압기 급여화 이후 많은 환자들이 양압기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양압기 치료의 가장 큰 문제인 장기적인 치료순응도가 낮은 것이 가장 큰 문제여서 이런 치료순응도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들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양압기에 사용하는 환자들에게서 많은 불편감을 유발하는 마스크에서의 공기누출에 대해 위험요인을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고 이 논문이 최근 미국수면학회 학술지(Journal of clinical sleep medicine)에 채택됐다. 그 외 수면무호흡증의 남녀간의 차이에 대한 주제도 진행하고 있다.
-관심 있게 보고 있는 수면과 관련된 기술이 있는가.
기본적으로 편안한 수면과 수면위생에 도움이 되는 기술들이 다양하게 개발 및 발표되고 있다. 다만 이런 기술들이 좀 더 체계적으로 검증돼야 할 것 같다. 또한 수면무호흡의 치료적 관점에서 양압기 사용을 용이하게 해주는 기술, 수면무호흡의 존재 유무를 간략하지만 편하게 확인할 수 있는 기술, 구강내 상기도확장기의 발전을 유심히 보고 있다.
-수면과 관련된 정책이나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가.
수면질환을 가진 개인의 진단과 치료는 환자와 의료계, 보건 당국의 노력으로 현재도 개선되고 있다. 다만 사회경제적 관점에서 다수가 이용하는 대중교통과 중요 기간산업에서 수면질환이 미칠수 있는 여러 큰 문제들을 고려할 때 문제가 많다. 제도적으로 이런 분야에 종사하시는 분들에게 수면질환의 유무를 의무적으로 검사하고 질환존재 시 치료를 하게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이번 대한수면학회 특별세미나에서 강의하실 내용을 소개해 달라.
이번 세미나에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므로 수면무호흡증에 대한 세세한 의학 지식을 알려드리는 것보다는 수면무호흡증이 개인의 건강 문제를 넘어 가족과 사회,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문제임을 알려드리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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