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고혈압 치료의 기본은 올바른 혈압 측정에서 시작되는 만큼, 고혈압 진료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지침)에 진료실 밖 혈압 측정, 가정혈압 측정, 활동혈압 측정 등의 필요성이 포함됐다.
대한고혈압학회는 5일 2022 고혈압 진료지침 개정판을 발행하고, 추계학술대회 내 고혈압 교육·훈련 세션을 통해 지침 변경에 따른 적용 방안을 설명했다.
2022 고혈압 진료지침 개정판 발행...백의고혈압과 가면고혈압 진단 권고
진료지침에 따르면, 고혈압 선별진료 항목에 20세 이상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표준혈압 측정방법을 이용한 고혈압 선별검사를 권고했다(IB, 일반인구의 주기적 혈압 측정 권고). 또한 혈압 측정시 맥박을 같이 측정하도록 했다.
진료실 혈압을 표준적인 방법으로 반복적으로 시행해 고혈압을 진단하도록 권고했고(IC, 신규권고 등급 부여), 수은 혈압계는 검증된 비수은 혈압계로 대체하도록 권고했다(IA, 권고 등급 상향).
또한 기존 고혈압, 백의고혈압, 가면고혈압을 진단하고 치료 효과의 판정과 예후 예측을 위해 활동혈압 측정을 고려하도록 했으나, 개정된 지침에는 권고로 변경했다(IA, 권고 등급 상향).
하지혈압 측정은 검증된 자동혈압계를 사용해 발목 또는 정강이에 커프를 감고 누워서 발목에서 혈압을 측정하도록 했다.
고혈압 분류 세부사항도 변경됐다. 기존에 백의고혈압은 진료실 혈압이 140/90mmHg 이상이고 가정혈압 또는 주간활동혈압이 135/85mmHg 미만인 경우로 정의했고, 혈압 치료를 받고 있지 않은 대상자에서 진료실 혈압은 높으나 진료실 밖 혈압은 높지 않은 경우라고 명시했다.
가면 고혈압은 진료실혈압이 140/90mmHg 미만이고 가정혈압 또는 주간활동혈압이 고혈압으로, 혈압 치료를 받고 있지 않은 대상자에서 진료실 혈압은 높지 않으나 진료실 밖 혈압은 높은 경우로 정의했다.
또한 치료 중인 고혈압 환자 중 진료실 혈압은 높지만 진료실 밖 혈압은 높지 않은 백의비조절고혈압으로, 고혈압 치료 환자 중 진료실 혈압은 높지 않으나 진료실 밖 혈압은 높은 경우는 가면비조절고혈압으로 정의했다.
그동안 대응혈압에 대한 기술이 따로 없었으나, 바뀐 지침에는 고혈압의 진단과 치료에 동일한 대응혈압(corresponding blood pressure)을 적용하고 진료실 수축기혈압 140 mmHg는 가정혈압, 주간활동혈압 135 mmHg로, 진료실혈압이 130 mmHg 이하일 때의 주간활동혈압과 가정혈압은 평균적으로 거의 진료실 혈압과 동일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고혈압의 혈액검사시 혈청 크레아티닌을 이용해 신기능을 평가하는 데 어려움이 예상되면 시스타틴 C를 측정하고 시스타틴 C를 이용한 사구체여과율을 함께 평가할 것을 새롭게 권고했다.
약물치료는 고혈압 약제 투여 횟수를 줄이면 치료 지속성이 좋기 때문에 저항성 고혈압, 아침고혈압, 약물 조정 중인 환자 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하루 한 번 투여를 권고(IB)했으며, 장기간 동일 성분, 동일 용량 안정적으로 투여 중인 환자에서 고정 병용 약제의 투여가 단일 약제의 병용요법 보다 치료 지속성이 좋으므로 고려(IIaB)하도록 했다.
동반된 심뇌혈관질환 위험인자 1개 이상, 임상적 심뇌혈관질환, 만성콩팥병 3, 4, 5기 또는 무증상장기손상이 동반된 당뇨병을 고위험도 당뇨병으로 세부 분류했고, 심뇌혈관 위험도가 저위험군인 1기 고혈압환자는 적극적인 생활요법 후 혈압 상태에 따라 적극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하다(권고등급, 근거수준 삭제)고 했다.
무증상장기손상 또는 심뇌혈관질환 위험 인자가 3개 이상 동반된 고위험 130/80mmHg 으로 조절
진료지침에는 목표혈압과 관련된 근거수준과 권고등급이 일부 변경됐다. 65세 이상 건강한 노인은 수축기혈압 140 mmHg 이상인 경우 생활요법과 동시에 약물치료를 권고했다(IA, 권고등급, 근거수준 상향). 무증상장기손상 또는 심뇌혈관질환 위험 인자가 3개 이상 동반된 고위험도 고혈압인 경우에는 130/80mmHg 미만으로 조절하도록(<130/80, IIaB) 했다.
중저위험도 당뇨병의 경우 혈압은 140/90mmHg 미만으로 조절할 것을 권고(IA, 이완기 목표 혈압 변경)하고, 고위험도 당뇨병의 경우 혈압은 130/80 mmHg 미만으로 조절할 것을 고려(IIaB, 근거수준 상향)하도록 했다.
울산의대 김대희 교수는 진료 교육 세션에서 '약물치료가 필요한 고혈압 바르제 진단하기'를 주제로 진료지침 변경에 따른 가정혈압 측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진료실 밖 혈압'의 적극적인 진단을 강조했다. 가면 고혈압, 백의 고혈압을 찾으려면, 무엇보다도 가정혈압 측정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단순히 고혈압의 정확한 진단 뿐만 아니라 고혈압 관리에 있어서 순응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하다. 실제 가정 측정에 따라 처방이 달라지게 되면 혈압 강하 정도도 크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백의고혈압이 의심되거나 처방 약물이 반응하지 않을 때, 간헐적인 고혈압이 있을 때, 임신 중 고혈압이 진단됐을 때, 혈압이 불안정할 때, 자율신경장애가 있을 때, 가정혈압과 진료실혈압이 불일치 할 때는 활동혈압을 측정해야 한다"며 "활동혈압은 표적장기손상과 상관관계가 깊다"고 설명했다.
약물치료를 결정하기 전 반드시 주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해야 하고, 진료실에서의 커프 사용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1기고혈압, 2기고혈압이 아닌 고혈압 전단계는 당뇨병, 심뇌혈관질환, 만성콩팥병 등의 동반질환이 있거나 뇌·혈관·망막 등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 무증상 장기손상 환자 등의 경우 약물치료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김 교수는 "전단계 환자라면 반드시 진료실 혈압은 물론 활동혈압과 가정혈압은 측정해본 다음, 환자의 리스크를 다양하게 살펴보고 조심스럽게 치료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한림의대 최성훈 교수는 '약제 복용 고혈압 환자 목표혈압 유지 관리'를 주제로 젊은 환자의 순응도 개선을 위한 혈압 측정 중요성을 제시했다.
최 교수는 "고혈압 조절률이 세계적으로 높은 편에 속하지만, 젊은 층 환자만 보면 40%에 불과하다. 치료를 해도 10명 중 4명만 혈압 조절이 가능하다는 의미"라며 "조절 안 되는 젊은 환자가 많다는 것은 추후 조절이 안 되는 고령환자가 증가로 이어진다"고 우려했다.
최 교수는 "이 같은 이유로 약 처방 후 젊은 고혈압 환자의 순응도 개선이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면서 "20~30대에서 고혈압 관리가 어려운 이유는 약을 잘 안먹는 것 외에도 생활습관이나 비만, 흡연, 음주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이들의 복약 순응도 개선과 관리 강화를 위해서는 혈압 측정, 특히 자가 측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진료실 밖 혈압 측정은 실제 혈압의 조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기 모니터링 방법으로, 외래에서 혈압이 높은 환자 뿐 아니라 고혈압 전단계 영업의 환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이와 함께 대응 혈압도 기억해둬야 한다고 권고했다.
최 교수는 "정기적인 추적검사를 통해 셀프케어를 강화하면 조기에 장기손상 감지 등 심혈관 사고 예방으로 이뤄지는 선순환(양성 피드백)에 도움이 된다"며 "이는 고령환자에서도 마찬가지다. 고령이어도 약물 이상반응 등이 있으며 약을 중단해 악화를 회피하려는 경향이 큰데, 치료적 생활습관 교정과 정기적 합병증 검사를 통한 양성 되먹임(피드백) 과정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환자가 내원할 때마다 체중이나 생활습관 등에 대해 반드시 리뷰를 하고, 혈압을 수시로 체크하면서 매1년마다 혈색소, 칼륨, 크레아틴, 단백뇨, 심전도, 흉부 X선, 공복혈당, 총콜레스테롤 등 기본검사는 물론, 안저검사, 가정혈압, 심초음파, 경동맥초음파 등 권장검사, 그리고 무증상 장기 손상에 대한 뇌·심장·콩팥·혈관 검사와 이차성 진단검사 등 확대검사를 실시해 추적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외에도 생활요법 개선(비약물치료)을 위해 환자에게 한 개의 고혈압약을 복용하는 수준의 효과가 있음을 알리고 반드시 약물치료와 병행할 것을 권고하며, 약물순응도를 높이기 위해서 약제 수를 줄이고 복용 방법을 단순화하고 단일 복합제 처방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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