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률도 안알려진 희귀질환 ATTR-CM…"빈다맥스로 환자들이 더 큰 희망 가지길"

[메디컬팀의 약 이야기]⑫ 한국화이자제약 의학부 신지수 이사

제약회사 메디컬팀이 들려주는 약 이야기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근거중심의학을 넘어 맞춤의학의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정밀의료 시대를 맞아 의사들에게 올바른 처방정보를 제공하고자 다국적 제약회사의 의학부를 만나 최신 질환정보와 제품정보를 듣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습니다. 이를 통해 평소 개원가에서 보기 어려운 질환 등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동시에 의약품 처방 시 도움이 되는 임상근거 자료를 쉽고 자세하게 풀어 환자 진료에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①다케다제약 림프종 치료제 '애드세트리스'
②사노피젠자임 B형 혈우병 치료제 '알프로릭스'
③길리어드사이언스 HIV 치료제 '빅타비'
④아스트라제네카 난소암·유방암 치료제 '린파자'​
⑤릴리 편두통 예방 치료제 '앰겔러티'
⑥암젠 다발골수종 치료제 '키프롤리스'
⑦바이엘 간세포암 치료제 '넥사바'
⑧애브비 건선 치료제 '스카이리치
⑨BMS 경구용 항응고제 '엘리퀴스'
⑩바이오젠 척수성 근위측증 치료제 '스핀라자'
⑪GSK HIV 치료제 '도바토'
⑫화이자 ATTR-CM 치료제 '빈다맥스'
 
사진: 한국화이자제약 의학부 신지수 이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지난달 8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 심근병증(ATTR-CM)을 적응증으로 하는 치료제가 나왔다. 한국화이자제약의 빈다맥스(Vyndamax, 성분명 타파미디스)다.

ATTR-CM은 혈액에서 자연적으로 순환하는 운반하는 단백질인 트랜스티레틴(TTR)이 불안정해지며 잘못 접힌 단위체가 되면서 발생한다. 잘못 접인 단백질은 아밀로이드 섬유로 응집돼 심장에 축적되고, 이로 인해 심장 근육이 뻣뻣해지면서 결국 심부전을 일으키는 치명적인 희귀질환이다.

그러나 의료 전문가들 사이에서 질병에 대한 인식이 낮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그동안 어려웠고, 환자가 심부전의 일반적인 원인과 유사한 증상을 자주 보여 오진 비율이 높은데다 유전형은 지리학적으로 다양하기 때문에 ATTR-CM의 정확한 유병률을 파악하기 어렵다. 질병에 걸린 사람의 1~2%만 진단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치료를 받지 않는다면 ATTR-CM 환자의 평균 기대 수명은 진단 후 약 2~3.5년에 불과하다.

빈다맥스는 8월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정상형 또는 유전성 ATTR-CM 성인 환자의 심혈관계 사망률 및 심혈관계 관련 입원의 감소에 대해 승인 받았다. 앞서 2019년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고, 2020년 1월 캐나다, 2020년 2월 유럽 내에서 ATTR-CM에 대해 각 보건 당국의 승인 허가를 받았다. 특히 미국과 유럽에서는 빈다맥스가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돼 있다.
 

빈다맥스 허가 이전에는 환자들의 장기 부전으로 인한 증상을 관리하며 질병 진행을 늦추는 것이 유일한 치료법이었으며, 일부 진행된 ATTR-CM 환자들에서의 치료 옵션으로 심장 (또는 심장과 간) 이식을 고려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는 기증 장기의 부족, 고령의 환자, 그리고 다른 요인들로 인해 실질적인 적용에 많은 제한이 있었다.

한국화이자제약 의학부 신지수 이사는 "ATTR-CM 환자들은 그간 심장 및 간 이식 외에는 이렇다 할 치료법이 없어 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존재했다. 다행히 국내에도 빈다맥스가 허가돼 ATTR-CM 치료에 새로운 장을 열게 됐다"면서 "ATTR-CM 환자의 생존기간은 확진 후 최소 2~3.5년(중간값)으로 매우 짧은데, 빈다맥스를 통해 환자의 사망률과 심혈관 관련 입원 위험률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 환자의 삶의 질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예상된다"고 기대했다.

신경과 전문의인 신 이사는 한국화이자제약 희귀질환사업부를 이끌며 국내 다양한 희귀질환 환자들이 화이자 의약품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일에 기여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신 이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ATTR-CM 질병 현황과 빈다맥스의 주요 임상 결과를 알아봤다.
 
Q. ATTR-CM은 어떤 질환인가?
ATTR-CM은 혈액 내에서 자연적으로 순환하는 운반 단백질인 트랜스티레틴이 불안정해지며 잘못 접힌 단위체로 분리돼 심장에 쌓여 제한성 심근증을 일으키는 치명적인 진행성 희귀질환이다.

트랜스티레틴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유전성, 그리고 돌연변이는 없지만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정상형으로 구분된다. 현재까지 약 120 종류 이상의 유전자 돌연변이가 알려져 있으며, 이 가운데 일부 유전 형태는 특정 지역의 풍토병 성격을 띄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Q. ATTR-CM의 주요 증상은 무엇인가?
울혈성 심부전과 관련된 체액 저류, 부종, 호흡 곤란, 피로, 우울증 등이 있으며, 이러한 증상들은 환자들의 신체적 기능과 삶의 질을 현저히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제한성 심근증, 심부전, 또는 부정맥을 일으킨다. 아밀로이드의 축적으로 인해 급속도로 예후가 악화될 수 있다.

Q. ATTR-CM의 국내 유병 현황은 어떤가?
ATTR-CM은 진단이 어렵고 오진 비율이 높은 희귀질환으로 정확한 유병률을 파악하기 힘들다. 현재까지 ATTR-CM의 유병률을 파악하기 위해 진행된 공식적인 조사나 연구는 없는 상태이며, 한국도 아직까지 ATTR-CM의 정확한 유병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연구문헌 및 조사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국내 환자수를 추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사진: 한국화이자제약 의학부 신지수 이사


질환 초기 복용 시 진행 늦추는데 도움…EMA "가능한 빠르게 타파미디스 치료 시작해야"

ATTR-CM의 치료는 크게 3가지 영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심부전 관리, 부정맥 관리 그리고 치료제(disease-modifying agents)의 사용이다.

신 이사는 "빈다맥스는 미국 FDA가 승인한 치료제로서 정상형 또는 유전성 ATTR-CM 환자 중에서도 뉴욕심장협회(NYHA) 심기능 등급 I~III에 해당하는 환자에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보인다. 특히, 질환 초기에 빈다맥스를 복용할 경우 질병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을 준다"면서 "유럽의약품청(EMA)에서 발표한 타파미디스의 제품특성요약(SmPC, Summary of Product Characteristics)에도 'ATTR-CM 질병 진행에 대해 더욱 확실한 임상적 혜택을 얻기 위해서는 가능한 빠르게 타파미디스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언제 ATTR-CM을 의심할 수 있고 어떻게 진단해야 할까.
 
신 이사는 "정상형 또는 유전성 ATTR-CM 환자들은 증상으로 인해 박출량 보존 심부전(HFpEF) 환자로 오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호흡곤란, 피로, 부종 등을 겪게 되는데 이 증상들이 정확히 ATTR-CM 질환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ATTR-CM의 주요 진단법으로는 심초음파, 심장 MRI 및 Tc-99m-PYP, DPD 또는 HMDP를 이용한 핵의학 검사(nuclear scintigraphy)가 시행되며, 핵의학 검사 시에는 경쇄 아밀로이드증(AL amyloidosis) 진단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추가로 혈액, 소변 검사를 시행한다. 이 검사는 침습적인 생검 없이도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ATTR-CM을 진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ATTR-ACT 결과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과 심혈관 관련 입원율 낮춰

신 이사는 빈다맥스의 주요 임상으로 허가의 배경이 된 ATTR-ACT 연구를 소개했다. 이 연구는 ATTR-CM 환자 441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다기관, 국제, 이중맹검, 위약대조, 제3상 임상연구로 그 결과는 2018년 9월 게재됐다.

환자들은 2:1:2의 비율로 타파미디스 80㎎, 타파미디스 20㎎, 위약 투여군에 각각 무작위 배정됐고, 연구의 1차 평가 변수로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과 심혈관 관련 입원 빈도를 계층적으로 평가했다. 연구의 주요 2차 평가변수는 기저시점 대비 30개월 시점까지의 6분 보행검사(6-minute walk test)와 점수가 높을수록 더 나은 건강 상태를 의미하는 '캔자스 대학 심근병증 설문지(Kansas City Cardiomyopathy Questionnaire-Overall Summary, KCCQ-OS)' 점수의 변화였다.
 
연구 결과, 타파미디스 투여군(n=264)은 위약 투여군(n=177) 대비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78 of 264 [29.5%] vs. 76 of 177 [42.9%]; HR, 0.70; 95% CI, 0.51 to 0.96) 및 심혈관 관련 입원 위험률(0.48 per year vs. 0.70 per year; RRR 0.68; 95% CI, 0.56 to 0.81)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ATTR-ACT 연구 결과 중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관련 위험률 변화(자료=한국화이자제약)
 
연구 30개월 시점에서 환자의 기능적 운동능력을 측정하는 6분 보행검사 및 환자의 삶의 질을 평가하는 캔자스 대학 심근병증 설문지 점수의 감소폭을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각각 p<0.001). 위약 대비 유의미한 차이는 연구 6개월 시점에 처음 관찰됐다.
 
또한 우수한 내약성을 보였다. 이상반응 빈도를 포함한 안전성 프로파일은 위약군과 유사했으며, 이상반응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한 환자의 비율 역시 위약군과 유사했다.
 
사진: 한국화이자제약 의학부 신지수 이사


빈다맥스 허가로 ATTR-CM 환자 치료 환경과 접근성 개선 기대

환자들이 실질적으로 이러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급여권 진입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신 이사는 "화이자는 각 국가의 보건의료 시스템 내에서 각국 보험자와 함께 환자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한국에서 역시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과 재정적 부담을 개선하기 위해 보건당국 및 관련 기관과 함께 적극적으로 논의 중이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신 이사는 "희귀질환은 치료제가 허가된 질환이 전체 질환의 약 6% 남짓에 불과하다. 그만큼 희귀질환자들에게 치료제의 존재는 의미가 크다"면서 "빈다맥스 허가로 ATTR-CM 환자들의 치료 환경과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 생각한다. ATTR-CM 환자들이 빈다맥스를 통해 더 큰 희망을 가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화이자는 지속적으로 희귀질환 환자들과 환자 가족들의 치료 환경,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며 "한국화이자는 앞으로도 ATTR-CM을 비롯해 다양한 희귀질환 분야에 혁신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하고 환자와 그 가족들의 삶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박도영 기자 ([email protected])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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