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시험의 수행② 시험자 관점: 대상자의 등록과 데이터 수집의 매우 중요한 역할과 책임

[칼럼] 정형진 바이엘코리아 메디컬 디렉터·가정의학과 전문의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임상시험의 수행 두번째 시간으로 시험자(investigator) 관점에서 설명한다. 제약회사가 전문의약품을 개발해도 처방은 의사가 하듯이, 제약회사가 임상시험을 기획·진행하지만 대상자 등록과 데이터 수집은 시험자가 하므로 시험자의 역할과 책임이 매우 중요하다.

의약품 임상시험 관리기준(KGCP)은 ‘시험자란 시험책임자, 시험담당자 및 임상시험조정자’로 특히, ‘시험책임자(Principal Investigator)란 시험기관에서 임상시험의 수행에 대한 책임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 정의했다.(참고문헌 1) 시험담당자(sub-investigator)는 시험책임자의 위임 및 감독 하에 임상시험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거나 필요한 사항을 결정하는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및 그 밖의 임상시험에 관여하는 사람이다.(1) 시험담당자가 의사인 경우 보통 공동연구자로 부르고, 의사가 아닌 경우 임상시험 코디네이터라 한다.

KGCP 제7호에서 시험자의 역할과 책임을 가목(시험자의 자격요건 등)부터 파목(임상시험 완료보고)까지 구체적으로 명시했다.(1) 먼저 자격요건을 보면 시험자는 임상시험의 적정한 실시를 위해 필요한 교육, 훈련 및 경험을 갖춰야 한다. 이는 헬싱키 선언의 일반원칙 제12조(인간 대상 의학연구는 적절한 윤리적, 과학적 교육과 훈련을 받은 자격이 있는 사람이 수행해야 한다)와 일치한다.(2)

시험자를 포함해 모든 임상시험 종사자는 GCP 교육이 가장 기본이며 GCP 교육 이수 전에는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없다. 국가임상시험산업단에서 ‘임상연구자를 위한 GCP’를 발행했고 사례를 기반으로 설명했으므로 GCP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3)

나목(임상시험 실시에 필요한 자원 확보)에 따라 시험책임자는 임상시험을 적절하고 안전하게 실시하기 위해 필요한 시험담당자와 장비 및 시설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시험책임자 혼자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없으므로 업무를 위임할 공동연구자와 코디네이터를 확보, 유지 및 그들의 지속적인 교육이 중요하다.

의뢰자가 기관·시험자 선정을 위해 피저빌리티를 진행할 때 해당 임상시험에 적합한 대상자 등록이 가능함을 과거 진료기록이나 임상시험 경험 등을 근거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보통 시험자는 보유한 환자 수를 과대 평가하고, 임상시험 대상자 등록을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대상자 선정기준과 임상시험에 필요한 절차를 면밀히 살펴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심사위원회와 소통은 의뢰자가 아닌 시험책임자의 역할이다. 라목(심사위원회와 시험책임자의 정보 교환)을 보면 시험책임자는 임상시험을 실시하기 전에 임상시험 계획서, 동의서 및 임상시험과 관련된 모든 문서에 대해 심사위원회 검토를 받아야 한다. 승인된 경우 심사통보서 내용을 의뢰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심사위원회에 제출하는 문서는 KGCP 제7호라목3)가) 임상시험 계획서부터 아) 시험책임자의 이력 및 경력까지 언급돼 있다.(1)

시험책임자는 임상시험 도중에도 임상시험 계획서와 다르게 임상시험을 실시하거나 대상자의 위험을 증가하는 상황 또는 예상하지 못한 중대한 약물이상반응이 발생하거나 대상자의 안전성이나 임상시험 실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되면 심사위원회에 신속히 보고해야 한다.

임상시험용 의약품은 말 그대로 ‘임상시험용’으로만 사용돼야 하고 적절하게 관리돼야 한다. 연구자주도 임상시험의 경우 시험책임자가 직접 관리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임상시험실시기관의 장이 지정한 관리약사가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관리한다. 바목(임상시험용 의약품의 관리)에 따르면 임상시험용 의약품은 시험책임자와 관리약사가 관리 책임을 진다. 관리약사는 임상시험용 의약품의 인수, 재고 관리, 대상자별 투약, 반납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관련 사항을 기록하며 해당 사항을 주기적으로 시험책임자에게 알려야 한다. 보통 임상시험용 의약품이 임상약국에 입고되면 개시미팅을 진행하며, 임상약사도 개시미팅에 참석해 전반적인 임상시험 진행을 이해하고 임상시험약 코드를 잡아 시험자가 처방이 가능하도록 한다.

대상자의 권익보호와 자발적인 참여를 위해  임상시험 참여 전 동의과정이 매우 중요하므로 아목(대상자의 동의)에서 시험자의 역할을 자세히 기술했다. 시험책임자는 심사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서면 정보와 그 밖의 임상시험의 모든 측면에 대한 정보를 대상자에게 충분히 알려야 한다. 이 때 동의서 서식 및 임상시험과 관련된 정보는 대상자 또는 대상자의 대리인이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시험책임자는 대상자가 임상시험의 세부 사항에 대한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하고, 참여 여부 결정을 위해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줘야 한다. 임상시험 참여를 결정하면 대상자와 시험책임자는 동의서에 서명하고 해당 날짜를 자필로 적어야 한다. 시험책임자는 동의서 사본 및 대상자에게 제공된 그 밖의 문서화된 정보의 사본을 대상자에게 줘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시험자의 가장 큰 역할은 대상자의 등록과 데이터의 수집이다. 데이터 수집을 위해 의뢰자가 제공한 증례기록서를 채워야 한다. 자목(기록 및 보고)에 따라 시험책임자는 증례보고서나 그 밖의 모든 보고서에 포함된 자료가 정확하고 완결되며 읽기 쉽고 시기적절해야 한다. 이것을 데이터 무결성(Data Integrity)의 5원칙이라 하는데 'Attiributable, Legible, Contemporaneous, Original, Accurate'의 앞글자를 따서 ‘ALCOA’라 한다. 증례기록서상의 자료는 근거문서(source document)와 일치해야 한다. 일치하지 않는 내용에 대해서는 설명이 첨부돼야 한다. 임상시험 모니터요원이 모니터링시 주요 업무가 증례기록서의 기록이 근거자료와 일치하는지 확인(source data verification; SDV)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험책임자는 임상시험을 진행하면서 각종 보고 의무가 있다. 1년에 1회 이상 임상시험 진행상황을 심사위원회에 제출해야 하고, 대상자에 대한 위험이 증거하거나 임상시험 실시 여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변화 발생시 의뢰자 및 심사위원회에 신속히 보고해야 한다(차목 진행상항 보고). 시험책임자는 모든 중대한 이상반응을 임상시험 계획서에 정한 기간 내에 신속히 의뢰자에게 보고해야 한다(카목 임상시험의 안전성과 관련된 보고). 임상시험을 조기종료 또는 중지하거나 완료한 경우 시험책임자는 의뢰자 및/또는 심사위원회에 알려야 한다(타목 임상시험의 조기종료 또는 중지, 파목 임상시험 완료보고).

임상시험은 주로 대학병원에서 실시되므로 시험책임자인 대학병원 교수는 진료, 교육, 연구, 학회 활동 등 맡은 업무가 많다. 하지만 시험책임자로서 원활한 임상시험 수행을 위해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시험담당자들에게 적절히 업무를 위임하고, KGCP에 명시된 역할과 책임을 준수해야 한다. 
 
참고문헌
1. 의약품 임상시험 관리기준. 2019. 12. 6
2. 세계의사회 헬싱키 선언: 인간 대상 의학연구 윤리 원칙. J Korean Med Assoc 2014;57(11);899-902.
3. 국가임상시험사업단. 임상연구자를 위한 GCP: 사례를 이용한 GCP 알기. 2013년 1월.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바이엘코리아나 KRPIA 의견을 대변하지 않고,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댓글보기(0)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사람들
이 게시글의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