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코로나19(COVID-19) 일일 확진자가 급증해 일주일째 500~600명대에 머물면서 무증상 환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무증상 감염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 Q&A 자료에서 "코로나19의 주요 전파 방법은 기침을 하는 환자가 배출한 비말의 흡입 또는 접촉이다. 무증상 자로부터 감염될 위험성은 매우 낮으나 코로나19에 감염된 많은 사람들의 초기 증상이 경미해 증상을 크게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이러한 환자에게서 코로나19가 감염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1480만명이 넘는 미국에서는 10월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코로나19 증상을 보이지 않는 사람도 코로나19에 노출된 경우 검사를 받도록 지침을 업데이트 했다.
그렇다면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증상이 없는 사람은 얼마나 되고, 코로나19 확산에서 이들은 어떤 역할을 할까?
초기 연구선 무증상 비율 81%…이후 메타분석에서 17% 수준 보여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감염자 중 무증상 비율은 81%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BMJ에 게재된 이 연구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고립된 유람선에서 모든 승객과 승무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분석한 것이다. 코로나19 양성 환자의 81%가 무증상으로, 코로나19의 유병률이 상당히 과소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됐다.
이후 캐나다 의학미생물학 및 감염병학회 공식저널인 JAMMI에 게재된 호주 연구팀은 이보다 훨씬 낮은 수치를 제시했다. 연구팀은 2만 1708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13건을 분석했다. 전체 추적 기간 동안 주요 코로나19 증상을 보이지 않은 사람으로 무증상 환자를 정의했고, 최소 7일 동안 추적한 연구만 포함했다.
그 결과 무증상 사례 비율은 4%에서 41%까지 다양했고 메타분석에 따르면 무증상률은 전체적으로 17%였다. 전반적으로 증상 전파에 비해 무증상 전파의 상대적 위험이 42% 낮았다.
연구팀은 무증상 발현율과 전파율에 대한 추정치는 널리 알려진 연구보다 낮지만 여전히 정책적 관심을 보장하기에 충분하다며, 전염병의 확산을 유도하는 무증상 사례의 중요성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린이와 같은 하위집단을 포함해 더 강력한 역학적 증거가 시급하게 필요하다고 했다.
스위스·한국 연구에서 각각 약 20% 추정…전증상으로 간주해야 지적도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무증상 환자의 약 20%만이 시간이 지나도 증상이 없는 상태로 유지돼, 무증상 환자의 대부분을 전증상(presymptomatic)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검사 당시 무증상이었던 감염자 대부분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상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스위스 베른대학교(University of Bern) 니콜라 로(Nicola Low) 교수팀은 코로나19 감염자 6832명이 포함된 9월 PLOS Medicine에 발표했다.
연구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되고 감염 기간 동안 무증상 상태를 유지하는 사람의 비율 전체 추정치는 20%였다. 또한 무증상 감염자의 접촉으로 인한 2차 감염은 증상이 있는 감염자와의 접촉보다 가능성이 낮을 수 있다고 했다. 증상이 있는 사람과 비교했을 때 무증상자의 요약 위험비는 0.35였고, 증상이 있는 사람과 비교했을 때 전증상자는 0.63으로, 무증상 개인보다 전증상이 있는 개인의 전염으로 인한 감염 비율이 더 높다고 결론내렸다.
니콜라 교수팀은 "이 연구를 포함해 체계적 검토 결과들은 대부분의 감염이 무증상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지 않는다"면서 "감염된 사람이 증상을 보이기 며칠 전 전염될 수 있기 때문에 전증상 전염은 전반적으로 전염병에 상당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김성한 교수팀은 영국흉부학회(British Thoracic Society) 저널 Thorax에 무증상과 증상이 있는 개인의 코와 목에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수준을 비교한 . 이 연구에서 코로나19의 중증 증상이 없는 환자 213명 가운데 19%가 무증상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팀은 논문 결론에서 "중증 증상이 없는 개인의 약 5분의 1이 무증상이었으며, 바이러스 수치는 증상이 있는 환자와 비슷했다"면서 "코로나19를 앓고 있는 경증 증상이 있는 환자 또는 무증상 환자의 대부분은 후속 조치에서 지속적으로 상부 호흡기 RT-PCR 양성 결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교수팀은 "이 연구는 대상자가 주로 20~30대로 구성됐으며 특정 종교 집단의 인구통계학적 특성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며 "무증상 개인의 유병률과 바이러스 부하는 다른 연령대에서 다를 수 있고, 증상의 자가 보고에 관한 회상 편향의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무증상 비율·전파율 추정 어렵지만 바이러스 전파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
여러 연구에서 연구팀은 무증상자의 비율과 전파율에 대한 실제 추정치를 분석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대부분 연구가 감염 여부를 1회 검사해 그 이후 증상이 발생한 비율을 알 수 없는 부분도 여기에 영향을 미친다.
니콜라 교수팀의 연구에서 무증상자 비율 전체 추정치는 20%였으나 예측 간격은 3~67%였고, 무증상 감염자 비율에 대한 추정치는 연구 환경에 따라 달랐다.
니콜라 교수팀은 "참가자를 어떻게 선택하는지가 추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적 조사를 통해 정의된 모집단을 선별한 7개 연구로 한정했을 때 시간이 지나도 증상이 없는 사람 비율은 31%로 더 높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무증상자도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철저한 개인 위생 및 예방 조치를 주문하고 있다. 무증상 비율이 불확실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무증상 전염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니콜라 교수팀은 "무증상 또는 전증상의 코로나19 감염자도 여전히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면서 "전반적인 감염에 대한 전증상 및 무증상 감염이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을 때 향상된 손 위생, 마스크, 검사 추적, 격리 전략 및 사회적 거리두기와 함께 통합적인 예방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팀은 "코로나19에 걸린 무증상 개인 대부분이 의료인의 눈에 띄지 않고 지역 사회에 계속 거주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개인은 코로나19의 지역 사회 확산과 진행중인 전염병 상태에 필수적인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데이터는 일반 대중의 안면 마스크 사용을 지지할 뿐 아니라 생존 가능한 바이러스의 지속 기간 및 전염성에 대한 추가 데이터가 제공될 때까지 특정 고위험 환경의 무증상자를 포함해야 한다. 즉, 코로나19 검사 범위를 확장해야 한다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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